존 밀턴의 문학과 사상
조신권 지음 / 동인(이성모)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실락원'이라는 대서사시로 영국에서 세익스피어에 버금가는 시인으로 인정되는 사람 존 밀턴을 만났다.

한국밀턴학회를 창립하고 초대회장을 역임했던 조신권 교수에 의해 쓰여진 책으로써 학회 창립 10주념을 기념하여 그간의 논문들을 엮어 만들어진 이 책을 통해서 막연히 이름으로만 알고 있었던 밀턴에 대해, 그의 문학과 사상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비교적 두꺼운 책의 분량 탓에 긴 시간의 독서를 요하기는 했지만 결코 후회없는 시간이었다.

밀턴이란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한 시인으로서의 밀턴을 다각도로 조명하면서 저자는 그를 청교도 신앙인,예언자,애국자,실명당한 사람,기도의 사람 등으로 설명하여 주고 있다. 각각의 설명을 통해 밀턴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만큼 큰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해에 필요한 지식도 넓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비교해 본다. 과연 나란 인간은 누군가에게 어떻게 알려지게 될까?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인가?

1608년에 태어나서 65세를 일기로 하늘의 부름을 받은 사람, 밀턴은 그 세월 동안 참으로 귀한 업적을 남겼다. 청교도혁명 당시 공화정을 위한 정치적인 활동에서도 그의 공헌이 컸지만 무엇보다 작가로서 그가 남긴 책들을 통해서, 어쩌면 '실락원'이라는 한 권의 책만으로도 그는 인류 역사에 지워지지 않을 업적을 남긴 사람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 시대에 풍미했던 사상과 지적 풍토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향기를 지닌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지만 밀턴은 과연 그런 사람을 살았다. 그의 위대한 족적, 그 향기가 지금도 진하게 우러 나오고 있지 않은가!

이 책 마지막에서 조신권교수는 밀턴의 서사시를 해부하듯 자세히 서술함으로써 서사 시인으로서 밀턴의 진면모를 밝혀 주고 있다. 밀턴의 많은 작품들를 해설하며 그 장중한 문체의 위대함을 부각시켜 주고 있다. 서사시 하면 대게 지루하고 어려운 장르로만 생각해 왔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서사시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한 인물을 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단순히 영웅적 업적만으로 평가하는 것 이상의 인물 이해가 중요하단 생각을 한다. 그래야 그 인물로부터 많고 깊은 인간됨을 배울 수 있지 않겠는가. 이번 독서를 통해 그런 배움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새롭게 만남 이 사람, 존 밀턴을 그가 남긴 작품을 통해 더 깊이 알아가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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