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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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창작의 기본서라기 보다는 참고서에 가깝다.

저자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들은 어느 지점을 통과하면서 맥이 끊어지는 느낌을 준다. 그가 기술하는 내용들은 그의 말대로, 말하는 재미있는 이야기(창작의 기본) 축에 들지 못한다. 자신의 창작원칙들을 상당히 자랑스러워하는 입장에서 나열되는 이야기들은 촌철하기도 하지만, 어떠한 대목에서는 계속하여 장황한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도 여전히 남는 교훈이라면, 소설이라는 창작을 할 때, 플롯이나 줄거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언제나 스토리의 차지이다. 스토리란 무엇이던가?  예를 들면, 길을 걷다가 어떤 사람의 이야기에 잠시 귀 기울인 댓가로 주저앉아 시간을 잊어버린 채 듣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이다. 연결되는 사건과 사건의 이야기들은 도치라든지 반전이라든지가 키포인트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스토리일 뿐이다. 형식의 멋에 매몰돼 어줍잖은 놀람을 기획하는 것 보다는 이야기의 즐거움에 비중을 두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한 이야기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데 있어 인물을 내면을 묘사하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주위환경을 적극적으로 배치함으로서 독자로 하여금 그 이야기의 상황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독자에게 다양한 상상의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글로 하여금 타인들을 즐겁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진정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즐거움을 찾는 길이며, 자신의 즐거움을 타인과 공유하기 위함이다. 유명작가의 이면에는 역시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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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의 조건 피터 드러커의 21세기 비전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 청림출판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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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출간된 이 책은「피터 드러커의 21세기 비전」이라는 작은 제목과 또한 『이노베이터의 조건』이라는 큰 제목을 달고 나왔다. 하지만 제목으로 인해 자기계발서이거나 경영서라고 판단하고 문지방을 넘어섰던 사람들에게는 책의 행간을 가늠할 수 없게 만드는 깊이가 있음에 당혹스러울 수 있다. 

보수주의자이며, 정치,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생뚱맞게도 사회의 기능과 역할, 자유와 평등,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진보, 지식인의 책임, 삶의 방향성으로서 종교적 신앙 등에 대해 이제껏 경험할 수 없었던 칼질로 새로운 절단면을 관찰시켜주며 진보와 좌익을 훈계하고, 지식사회 지식인의 나아갈 길을 요동없는 통찰력으로 확언해버린다. 경영서라기 보다는 이념사 또는 정치, 이데올로기 쪽으로 엎어지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은 어찌되었건 유효한 셈이 된다. 

거만한 확신의 기독교적 보수주의자는 미국적 진행태의 정치 및 경영을 최선적인 것으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지식사회의 새로운 주류로서 기업인, 지식인, 고령연금자 등의 권력과 자유를 고양하고, 국가나 정부의 통제가 아닌 그들 스스로의 책임 도덕률, 신앙 등에 따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 쉽사리 기대해버린다.

반동적이고 과거 지향적이거나, 더 나아가 퇴행적인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보수의 진면목의 제시는 보수주의자들을 너무나 찬란하고 아릅답게 미화시킨다.  머리가 꼬리를 무는 모양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에게는 여유가 있고, 철학이 있고, 포용이 있는 듯이 보인다. 이것이 진정 보수주의자의 참모습이라면 젊은 지성들의 선택권은 충분한 균형을 이루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하게 기어나온다. 슬림하고 올드한 모습의 보수주의만를 보아온 누구는 알 수 없는 시점의 과거에 살고 있는 듯한 충격과 공포에 치를 떨 수도 있을 것이다.


http://blog.naver.com/reado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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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 개정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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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효效가 얼마나 오래 머물지 알 수 없지만 남자가, 여자가 어려울 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임을 기억하자. 매끄럽고 창의적이지 못한 정리는 간만이라는 단어로 변명해본다.  시간이 흐른 후에 떠올리면, 화성火星-Mars 또는 금성金星-Venus에 어떤 성性을 가진 사람이 사는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사랑과 풍요의 여신 비너스를 생각해보면 금성에 여성이 사는지 남성이 사는지 자명해질 것이다. 참고로 Mars마르스는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이다. 혼동混動과는 영원히 이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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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의 화가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 새로운 방법
유예진 지음, 유재길 감수 / 현암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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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프루스트의 화가들은 저자가 고등학교 시절,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면서 느꼈던 참담함을 털어버리기 위한 것에서 출발하는데, 이 책을 구입했던 사람의 마음 또한 다르지 않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어떤 읽는 자의 인내는 5권(게르망트 쪽1)에서 한계에 달한다. 명성이 자자한 마천루를 애면글면 타고오르다가 마침내 비참하게 미끄러져,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빙벽을 바라보는 사람의 발에는 아이젠이 없다.  탐욕성 난독亂讀이 주화입마走火入魔의 의기소침意氣銷沈 내지는 편두통을 가져오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것에서 도망친 회피자回避者의 잃어버린 시간이 계속되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진정 잃어버린 시간으로 묻혀지는 듯했다. 100여명의 실제 예술가와 200여점의 실제 작품, 음악가, 소설가, 건축, 연극, 사진, 의학에 대한 프루스트의 뜨거운 시선이 어지간한 부나비들(초보 등반가)의 구애을 거부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을려다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의 의심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5권(게르망트 쪽1)을 던져버렸지만, 그 의심이 최저에 이르렀을 때 『프루스트의 화가들들을 읽으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을 수 있겠다는 맹신(희망)이 들었다.   


나로서는 이 책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타난 미술 작품의 해설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루스트의 원작 소설과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침서 역할을 하기 바란다.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거나 낯선 명화들을 프루스트의 시선을 통해 감상하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 중 하나의 도구가 되기를 자처한다.(p.6~7)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위한 하나의 계단 또는 사다리, 아이젠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더욱이 이 책이 프루스트의 원작을 읽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데 진정한 목적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밖에도 저자는 렘브란트, 베로네제, 샤르댕, 바토, 모로, 마네 등의 작품들을 연계시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풍성함을 드러내준다. 마치 레오니 고모의 보리수꽃차에 담근 마들렌의 맛이 콩브레마을, 가족, 성당, 스완네 집 쪽과 게르망트 쪽의 산책 길 등 이 모든 것이 터져나오게 하듯이. 
프루스트의 소설은 하나의 거대한 알레고리라고 할 수(p.45) 있으므로 이 책과 같은 또다른 방향의 해제가 없다면, 책장에서 누구도 불러주지 않는 꽃의 이름으로 시간을 죽이고 있을 프루스트가 떠오르는 것은 합당한 상상일 것이다.
어줍잖은 독후감이지만, 이를 통해, 이 책을 지나, 프루스트에 이르는 즐거움을 누리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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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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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한 사람이나 영웅의 자서전에는 그들이 얼마나 불우한 환경과 조건에서 그것을 극복하고 일어선 것인가에 촛점을 맞춘다. 마치 외계에선 온 능력자들처럼, 알에서 깨어난 인간처럼 다룬다. 하지만 말콤 글래드웰은 영웅은 타고 난다는 것을 거부한다. 그들은 단순히 경험, 누적적 이득, 가정환경, 문화적 배경의 기회를 잘 이용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것에 그들의 노력 - 하루에 3시간씩 10년간의 1만시간의 노력을 덧붙인다. 
 

늘로 올라간 신들의 장치의 포장을 걷어내어 그들의 비행체가 보잉747이거나 헬리콥터였음을, 더욱이 누구나 그 비행체에 올라타고 조정만 할 수 있다면 하늘로 올라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 순간 책을 집어든 자들의 눈은 싱그러움과 촉촉함으로 빤짝인다. 1만시간의 노력을 하겠노라고 그리고 손을 뻗어 기회를 잡겠노라고 다짐한다. 노력이 현실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그를 통해 희망한다. 

그러나 씁쓸하게도 모두가 비행체를 가질만큼 세상은 넉넉하지 못하다. 기회와 노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성공할 만큼의 기회와 성공할 만큼의 노력이 되지 않는다면 성공한 사람이 되거나 영웅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공이나 영웅이라는 단어를 모두에게 붙인다면 그 단어의 가치는 땅바닥에 나뒹구는 덤불덩이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리가 노력을 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모르겠다. 노력을 했음에도 좋은 환경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야 하는 것이던가 말이다. 열악한 환경과 조건만이 우리의 주위를 서성이기만 한다면 우리는 결국 평범함, 여기에 머물 것이다. 단순하게 말한다면 우리가 1월생이라도 캐나다에 태어나지 않는다면 그리고 아이스링크가 가까운 곳에 있지 않다면, 부모가 지원해줄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백인의 우월한 신체적 능력이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등등의 무수한 조건들을 맞추어야 됨을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하면 그러한 조건속에서 노력으로 성공한 자는 타고난 자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에 생각이 이른다. 그가 말하는 성공의 환경이라는 것이 운명을 말하는 것인지 노력을 말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그가 말하는 성공이란 그런 것이다. 행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IQ180의 크리스 랭던이 단지 IQ115이상이었더라도, 좋은 가정환경을 가졌더라면 성공했을 것이라는 것을 말하며 오펜하이머와 비교하는 것은 작가의 싼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머리가 좋은 것이 무조건적 우위와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이었겠지만, 크리스 랭던의 행복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찾아보지 않는다.
 

공의 비밀에 가까이 다가선 이들이 이 책에서 얻은 힌트로 또다른 자서전을 쓰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주식 잘하는 법은 주가가 낮을 때 사서 주가가 높을 때 파는 것이다. 더 상세하게 말하면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파는 것이다. 이것은 주식을 하는 어떤 사람이라도 주지해야할 원리이다. 하지만 모두가 정답을 알지만 누구나 주식명장이 될 수 없다. 주식으로 성공한 자들의 허세를 우리는 책으로 읽는데 익숙하지 않던가 말이다. 그가 가져온 통계들은 그의 입맛에 맞는 것들인지 모른다.
 

된 희망이라도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속아도 나쁠게 없다는데 이 책의 가치를 달아본다. 노력은 성공을 불러온다는 다짐은 하지 않아도, 가까이 갈 수 있음은 확언한다. 삶의 행복은 거기까지, 그 이상까지일 것이다. [모두 성공하시길]이라는 말처럼 간사한 말이 또 있던가.

 ※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통계는 3대 거짓말로 통계에 대한 맹신을 경계하는 말이다. 트웨인이(Mark Twain)이 자신의 자서전에 영국 수상 디즈레일리(Benjamin Disraeli)가 말한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진실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통계학자 3명이 토끼사냥을 간다. 한 명이 활시위를 당기자, 토끼 우측으로 살이 빗나간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이 활시위를 당기자, 토끼 좌측으로 살이 빗나간다. 세번째 통계학자가 말한다. "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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