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터의 조건 피터 드러커의 21세기 비전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 청림출판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01년에 출간된 이 책은「피터 드러커의 21세기 비전」이라는 작은 제목과 또한 『이노베이터의 조건』이라는 큰 제목을 달고 나왔다. 하지만 제목으로 인해 자기계발서이거나 경영서라고 판단하고 문지방을 넘어섰던 사람들에게는 책의 행간을 가늠할 수 없게 만드는 깊이가 있음에 당혹스러울 수 있다. 

보수주의자이며, 정치,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생뚱맞게도 사회의 기능과 역할, 자유와 평등,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진보, 지식인의 책임, 삶의 방향성으로서 종교적 신앙 등에 대해 이제껏 경험할 수 없었던 칼질로 새로운 절단면을 관찰시켜주며 진보와 좌익을 훈계하고, 지식사회 지식인의 나아갈 길을 요동없는 통찰력으로 확언해버린다. 경영서라기 보다는 이념사 또는 정치, 이데올로기 쪽으로 엎어지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은 어찌되었건 유효한 셈이 된다. 

거만한 확신의 기독교적 보수주의자는 미국적 진행태의 정치 및 경영을 최선적인 것으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지식사회의 새로운 주류로서 기업인, 지식인, 고령연금자 등의 권력과 자유를 고양하고, 국가나 정부의 통제가 아닌 그들 스스로의 책임 도덕률, 신앙 등에 따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 쉽사리 기대해버린다.

반동적이고 과거 지향적이거나, 더 나아가 퇴행적인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보수의 진면목의 제시는 보수주의자들을 너무나 찬란하고 아릅답게 미화시킨다.  머리가 꼬리를 무는 모양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에게는 여유가 있고, 철학이 있고, 포용이 있는 듯이 보인다. 이것이 진정 보수주의자의 참모습이라면 젊은 지성들의 선택권은 충분한 균형을 이루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하게 기어나온다. 슬림하고 올드한 모습의 보수주의만를 보아온 누구는 알 수 없는 시점의 과거에 살고 있는 듯한 충격과 공포에 치를 떨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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