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유령 - W. G. 제발트 인터뷰 & 에세이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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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판사나 도서관에서 출판물을 두고 저자와 독자가 한 데 모여 이야기하는, '작가와의 만남'같은 자리가 종종 보인다. 나 역시도 도서관 사서님의 권유로 두어 번 그런 자리에 간접적으로 있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직접 작가의 목소리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건 좋은 기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서평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한 지, 반년 하고도 2~3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아직도 간혹 책이 어려울 때가 있다. 슬프게도 고전 작품으로 가면 갈수록 그 경향이 심해졌는데, 늘 나의 생각에 확신이 없어서 그런지 스스로의 생각이나 감정에 의심을 품기 일쑤였다. 그래서 괜히 다른 이의 해석 영상이나 후기 글을 찾아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했는데, 이런 불확실함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같은 안타까운 이들이 또 있다면, 'W. G. 제발트'의 세계를 열어주는 한 권의 책, 「기억의 유령」을 알리고 싶다.

 

 


 

 

아티초크 출판사에서 나온 「기억의 유령」은 하인리히뵐 문학상, 베를린 문학상 등 다수의 국제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독일 출생의 작가, W. G. 제발트의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터뷰와 에세이를 한 데 모은 책이다. 서평도 있고, 그의 작품에 감명받은 이들─작가 인터뷰 프로그램의 진행자라던가, 뉴욕 타임스 매거진의 고정 기고자 등의 직업을 가진 자들─이 직접 제발트와 인터뷰를 한 것도 있다.

 

 

 

 

 

 

사실, W. G. 제발트의 작품은 이 책을 접하기 전에 읽어본 적도 없었고, 작가의 존재 자체도 몰랐었다. 운 좋게 연휴가 끼어있어, 도서관에서 부랴부랴 「이민자들」을 빌려 읽었는데, 두 번이나 읽어야 했을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려웠던 책이었다.

 

 

 

 

 

 

하지만 얼추 읽고 나서, 「기억의 유령」을 읽다 보니, 저자의 의도라던가, 저서의 배경에 대한 이해가 잘 되었던 느낌. 그뿐만 아니라, 부지不知의 영역이라 혼자서는 알 수 없었거나,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부분을 수록된 인터뷰나 서평을 통해 짚어주는데, 제발트의 작품뿐만 아니라 더 큰 영역의 작품들을 읽을 때도 앞으로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또, 이 책에 제발트의 작품에 관한 인터뷰와 에세이를 수록할 때에 무조건적으로 호의적인 글만 실은 게 아니라 비판적인 의견을 담은 평론도 수록했다. 작가의 의도를 직접 듣고 맹목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도, 다른 이의 해석을 읽기도 할 수 있는 이 책은 읽기 전에 미리 W. G. 제발트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명의 작가가 가진 세계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물론, 책의 맨 뒤에 보통 '옮긴이의 말'같은 형식으로 작품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다시 한번 짚어주기도 하지만, '옮긴이의 말'로 충분하지 않았다면, 아티초크 출판사의 「기억의 유령」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본 서평은 아티초크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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