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엔진 교과서 - 제트 여객기를 움직이는 터보팬 엔진의 구조와 과학 원리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12
나카무라 간지 지음, 신찬 옮김, 김영남 감수 / 보누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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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엔진 교과서 / 나카무라 간지 지음, 신찬 옮김, 김영남 감수 / 노부스 펴냄



 

비행기라 하면 목적지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하는 수단일 뿐이고,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어떻게 운행되는지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비행기 창으로 내려다본 지상을 향해 눈길을 줄 뿐, 날개 아래 자리하고 있는 엔진은 관심 밖이었다. 많은 인원을 태우고 이동하며 그 어느 교통 수단보다도 빠르게 운행되는 비행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엔진이다.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이 어떤 구조와 원리를 가지고 여객기를 움직이는지를 보다 쉽게 펴낸 [비행기 엔진 교과서]는 나카무라 간지의 작품으로 해당 저자는 전문 항공 해설자이다. 이 책 외에도 [비행기 조종 교과서], [비행기 구조 교과서]를 펴냈다. 공학도라면 모를까, 비행기 구조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사실 쉽게 접하기도 힘들고 알지 못하는 내용에 외면할 수도 있지만 제트엔진의 정의부터 역할, 비행기의 모든 시스템을 서술하고 있으니 '교과서'라 이름 붙일 만하다.


비행기는 바람을 가르며 엔진의 힘을 받아 오른다. 추력과 항력, 중력 등의 모든 요소가 여객기란 거대한 물체에 작용한다. 그 힘의 원리를 한쪽은 내용을, 다른 한쪽에는 그림과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사실 쉽게 술술 읽히면 좋겠으나 처음 접하는 제트엔진의 구조가 나에겐 쉽지 않다. 오히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아들은 흥미롭게 읽는다. 엔진의 구조와 탄생 과정,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기장과 부기장이 어떤 방식으로 비행기를 움직이는지 등도 서술되어 있다. 새로운 분야를 유영하는 것은 즐겁다. 

책을 펼쳤을 때 한 면마다 새로운 내용이 있다 보니 목차를 보면 실로 놀랍다. 총 32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인의 아들이 고등학교를 진주에 있는 항공과학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다. 어릴 때부터 항공 정비사가 꿈이었던 터라 자연스레 진학을 하였는데 아마도 이런 내용들을 세심하게 배우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저자인 나카무라 간지는 30년 동안 항공기관사로 활동하였고 비행 경험을 쌓아 전문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만큼 그가 저술한 교과서 시리즈는 일반인에게도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감수를 맡은 김영남 씨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파일럿이라고 한다. 많은 이들의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조종사와 기관사의 임무는 막중하다. 관련 분야에서 그들은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가진 항공 관련 지식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앞으로 여객기를 이용하게 되면 그냥 좌석을 찾아 앉기보다는 조금 더 신경 써서 둘러보게 될 것이다. 항공 관련해서 아직 내가 가진 지식은 옅으나 천천히 속도를 내며 하늘로 떠오를 때 공기의 흐름을 눈으로 읽을 것이며, 엔진의 울림을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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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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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_ Le Sixieme Sommeil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열린책들 펴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번 신작인 [잠]은 '수면'을 주제로 깊이 파고든다. 인간이 도달하지 못한 미지의 수면 단계를 풀어가는 과정이 담긴 소설로서 꿈속을 모험하는 과학 소설이다. 수면 활동을 총 6단계로 나누어 이제까지 밝혀진 5단계인 역설수면을 넘어 뇌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는 6단계의 수면을 파헤쳐 본다. 그 과정을 뇌 영역을 꾸준히 연구하는 샤를로트 박사와 쟈크를 통해 풀어간다. 과연 수면을 통해 현실을 컨트롤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쟈크가 수면에 접속하여 현실과 과거의 기억을 자신의 의지대로 재 구성하는 것은 흡사 최면상태를 보는 것 같다.


불면증에 시달려본 적이 없기에(간혹 새벽이 깊도록 잠이 안 온 적은 있지만) '잠'에 대해 별 고민을 해 보지 않았다. 꿈을 꾸어도 기억에 오래 머무는 것은 얼마 되지 않기에-그것마저도 뒤죽박죽인 내용이 많지만- 잠을 자면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러나 수면이 일상 생활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임을 간과할 수는 없다. 질 좋은 수면은 생활의 윤택을 가져다준다.


[잠]은 과학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를 향한 과학자들의 연구와 진실의 이면을 파헤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연구라는 목적으로 많은 동물들이 임상실험에서 희생되고 있음을 주지시킨다. 동물보호단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연구들은 보다 나은 인간의 삶과 생명 연장이라는 면과 희생되는 동물의 권리 침해와 생명 존중을 품고 있다. '위대한 과학적 발견들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본문 p120 발췌)

수면을 통제하고자 하는 인간의 바람은 많은 과학자들이 '뇌'의 세계를 유영하게 했다. 직접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쉽게 정복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 호기심을 과학을 발전시키지만 그 과학이 과연 이롭다고만 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늘 새로운 주제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일깨우는 베르베르의 작품은 빠른 전개와 더불어 주제를 통한 생각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신작 [잠]도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수면'의 여러 문제점과 중요도를 내포한다. 얼마 전 수면 폭식에 관한 시사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깨어 있으나 잠을 자는 상태로 본인들이 행동한 것을 깨고 나면 알지 못한다. 수면 중 폭식을 하고 외부로 돌아다녀도 본인들의 의지가 아닌 조종을 받는 듯한 모습이어서 충격이었다. 일종의 몽유병 상태인데 비렘(NREM) 수면 각성장애 중 하나이다. 수면 폭식을 앓고 있는 샤를로트 박사, 어떻게든 자신의 의지로 이 괴물을 끄집어 내려고 하고 연구를 계속하지만 피 실험자의 사망으로 인해 꿈의 부족이라 일컫는 세노이족을 찾아 말레이시아로 떠난다. 1부는 파리를 중심으로 쟈크와 샤를로트의 일상을 통해 '꿈'을 파헤쳤다면 2부는 꿈에서 만나는 20년 후의 자신(48세)의 조언에 따라 말레이시아로 샤를로트를 찾아 여정에 발을 들여놓는 쟈크의 중심으로 펼쳐진다. 세노이족을 찾아 나서는 동행으로 종군기자인 샤라스의 기면증까지, 수면에 관련된 질환을 다루고 있다. 지도에도 없는 섬, 위성으로만 확인되는 섬에서 세노이족과 엄마인 샤를로트를 찾지만 그녀는 세노이족을 지키다가 결국 사망했다. 1권에서 끝나는 내용이다. 드라마처럼 적절하게 끊은 듯, 2권을 보지 않고서 베길 수 없게 만든다.


'20년 전으로 돌아가 젊었을 적의 자신을 꿈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꿈속의 당신에게 말을 걸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무슨 말을 하시겠어요?'(본문 시작에 앞서)

만약 20년 전의 나에게 꿈을 통해 갈 수 있다면 과연 나는 무엇을 얘기해 줄까. 그럼으로써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바꾸고 싶은 과거가 있을 것이다. 착오를 발판 삼아 현재를 이루어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늘도 지금을 '최선'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과거는 되돌아갈 수도, 바꿀 수도 없다. 그럼에도 좌절로 점철된 현실이라면 과거를 바꿈으로써 현실을 변화시키고 싶은 간절함이 강할 것이다. '상상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현실이 된다'(본문 p153 발췌)


'수면의 양'만큼 '수면의 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을 통해 들여다보게 된다. 꿈과 동행하는 2권의 내용이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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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력 - 사람을 얻는 힘
다사카 히로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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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력_사람을 얻는 힘 / 다사카 히로시 지음 /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


인간관계를 맺는데 염증을 느끼고, 스스로 혼자이기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만큼 믿는 마음, 내 마음을 온전히 내보여도 부끄럽지 않을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도, 새로이 알게 될 사람들도 오랜 기간 편안하게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쉽진 않다. 혼자 하는 일들이 편해지는 것은 그만큼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끼고 관계 지속을 위한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에 속한 만큼 다른 사람과의 부딪힘은 불가항력이다. 그렇기에 [사람을 얻는 힘, 인간력(人間力)]을 읽어본다. 나 또한 새로운 만남에 설레지 않고, 옛 인연에 연연하지 않게 되다 보니 점점 인간관계의 폭이 좁아지는 듯하다. 저자인 다사카 히로시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력은 무엇일까, 프롤로그 첫 페이지를 열면 "이 책은 '잘못도 결점도 있는 미숙한 자신을 안고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본문 발췌)라고 명시되어 있다. 인간은 누구나 '미숙함'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관계를 쌓여가는 것이다.


살아갈수록, 인생이 쌓일수록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이다. 그렇기에 좀 더 나은 관계 지속과 단절된 관계 회복을 위해 여러 면에서 살펴야 한다. 쉬운듯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가족 간의 관계도 그러하고 직장, 사회 속에서도 좋은 사람일수만은 없듯 관계 맺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나의 모습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다면 인간관계가 완벽해질 수 있을까? 그 해법으로 저자는 '수양',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먼저 다가가고, 먼저 미안함을 표하고, 내가 먼저 고마움을 표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마음의 흡족함을 채우는 것. 그런 일련의 모든 것들이 나 자신의 마음을 '수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말은 곧 인격이다. 말은 비 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더불어 자신을 드러낸다. 그렇기에 미숙함을 인정하고 단단하게 마음을 채워가야 하는 것이다. 일본의 임상 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 씨의 "인간은 자신에 대해 진짜 자신감이 없으면 겸허해질 수 없어요."(본문 발췌)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자기 환상을 경계하며 겸허한 자세로 관계를 대해야 한다. 상대와 마주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 용기가 누군가에겐 작은 부분일 것이고, 누군가에겐 큰 힘이 필요할 수도 있다. 각자 마음의 크기가 다르고,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에 우리는 무수한 매개체를 통해서 수련으로 마음의 힘을 기른다.


'인간력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7가지 마음습관을 정리하자면 1. 미숙함을 인정하고/ 2. 용기를 내 먼저 다가가고/ 3. 잘못을 인정하며/ 4. 타인의 결점을 받아들이고/ 5. 뒤에서 험담하지 않으며/ 6.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7. 악연의 의미를 되새기라고 되어 있다.

어떤 인연이든 의미가 있다는 것인데, 소소한 인연이 아닌 삶의 고통이 되는-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 등- 인연은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 목숨의 위협을 받는 악연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저자에게 묻고 싶다. 인생에서 그런 악연은 피하는 것이 상책일 텐데 악연이 시작되었을 때 어떤 의미를 두어야 할지 저자의 인간력을 통해 배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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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전부가 아니다, 넌버벌 커뮤니케이션 - 눈으로 말하고, 귀로 보고, 몸으로 듣는다!
최광선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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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전부가 아니다, 넌버벌 커뮤니케이션 / 최광선 지음 / 스마트 비즈니스 펴냄



소통을 함에 있어 '언어'이외의 '비 언어'가 어떻게 관계되는지, 왜 중요한가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저자 최광선은 심리학을 통한 인간관계를 언어적인 측면보다도 비 언어인 몸짓, 표정 등을 통해 보다 나은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비 언어적인 소통을 '넌버벌(non-verbal)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른다. 호감과 신뢰는 그 사람의 번지르르한 말 보다도 은연중에 나타나는 몸짓을 통해 더 크게 확립하게 된 다는 것을 여러 예시를 제시한다. 사소한 넌버벌 커뮤니케이션이 관계를 구축하고 회복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본다. 넌버벌 커뮤니케이션을 주목하면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고, 그 안의 무수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무의식에 나타나는 행동이야말로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자세를 취하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part 1에서는 심리를 바탕에 둔 커뮤니케이션을, part 2는 넌버벌, 즉 비 언어적인 행동과 표정 등을, part 3에서는 넌버벌이 인간관계에서 가지게 되는 의미, 넌버벌 커뮤니케이션의 연관성을 다루고 있다. 누구나 처음 마주한 사람의 첫 인상을 결정짓는 것은 외모가 첫 번째이고 그 다음으로 목소리, 말의 내용 순으로 사람을 파악하게 된다. 생김새의 여부를 떠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상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다. 얼굴에 드러나는 표정은 수만가지이다. 표정이란 그 사람의 성격과 생활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상대편의 표정을 파악하는 것도, 내가 상대편에게 어떤 인상을 남길 것인지도 중요한 요인이다. 이 책을 통해 수 많은 표정과 몸짓, 행동을 통해 감정을 다스리고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넌버벌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언어이지만 때로 다른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일부 나라에서는 모욕으로 여기는 일도 있다.

[말이 전부가 아니다, 넌버벌 커뮤니케이션]은 심리에 따른 행동 변화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어 미묘한 감정표현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 팔짱을 끼는 자세, 미소짓는 표정을 통해 개개인의 심리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자세는 호감도를 나타낸다.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상대방과 나의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일수록 많이 듣는다. 경청과 맞장구, 좋은 듣기는 상대방과 나의 거리를 좁히는데 역할을 한다. 적절하게 사용되는 넌버벌은 때로 말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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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모리스 컬러링북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 지음, 조경실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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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모리스 컬러링북_William Morris, An Arts & rafts Colouring Book /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 / 한스미디어 펴냄

 

 

19세기의 예술가 윌리엄 모리스의 패턴이 컬러링북으로 발간되었다. 이 작품집을 본 순간 한 기사가 떠올랐다. 생일선물로 엔크로마 안경을 선물 받은 10세 소년의 눈물에 대한 기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상의 색을 본 아이가 감격하며 울었다. 다채로운 색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원색 그대로의 색감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엔크로마 안경이 진한 색안경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색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무채색에 하나하나 색이 입혀졌을 때의 그 감격이 어찌 벅차지 않을 수 있을까. 색을 처음 본 것 마냥 나도 색을 입혔다. 예술가의 감각을 따라가기에 미진할 수도 있으나 꽃 잎 하나하나 깊이를 더했다. 어떤 색을 입히는 것에 따라 같은 패턴이라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번 작품집은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윌리엄 모리스의 작품 중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널리 쓰인 그의 디자인은 스테인드글라스, 가구, 타일, 벽지, 카펫 등에 접목되었다. 요즘은 솔리드 한 벽지가 대세이지만 한때는 화려한 벽지로 포인트를 주기도 했다. 그런 벽지도 아마 윌리엄 모리스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컬러링북에 수록된 윌리엄 모리스의 작품에 대한 설명은 책 뒤쪽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여러 기법과 다양한 색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그중 일부라고 하는데도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의 양이 적지 않다.  

윌리엄 모리스의 패턴은 반복되는 듯하면서도 각 요소마다 특징을 품고 있다. 꽃이라 해서 다 같지 않다. 그렇기에 마음을 빼앗겼다. 이 작품집을 만나면서 다양한 패턴의 세계를 경험했다. 자연에서 모티브를 따온 패턴으로 식물, 꽃, 새가 주로 등장한다. 산업화에 맞서 자연환경을 보존하자는 공공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자연을 사랑한 그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작품들을 만나게 되어 즐겁다.

윌리엄 모리스의 패턴을 보면서 나만의 컬러를 입힐 수 있다. 어떤 색을 뿌릴까. 어떤 표현을 새겨 넣을까. 고민하는 시간마저 즐겁다. 그중 한 작품을 골랐다. 푸름이 빛나 보이게 색을 선택했다. 바탕이 흰색이어서 제일 중앙의 큰 꽃에 푸른색을 입혔다. 

 

꽃잎이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았다. 오랜 시간 걸렸지만 완성되어 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윌리엄 모리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무채색의 변화, 나만의 색을 입힌 향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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