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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ㅣ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평점 : 
노련함!!
글을 좋아하지만 소설은 열심히 읽는 편이 아니다. 나는 시를 좋아한다, 시는 읽고 나면 기분 좋은 여운이 남는데, 이상하게 소설은 허망함이 남곤 했다. 그래서 잘 안 읽었다. 그런 내가 요즘에 소설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집어 들었다. (꼬~옥) 사실 이 책이 내가 읽는 그의 첫 소설이다. 중학교 때, 존경하는 만해 한용운 시인이 일제 강점기 일본에게 굴복하는 꼴이 싫어서 세수할 때조차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는 일화를 읽고 무지 감동을 받은 나머지 난 그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일본에 관한 모든 문화콘텐츠를 배척하며 살아왔다. 순수한 어린 소녀가 표현할 수 있는 나름의 ‘애국심’이었더랬다. (훗) 게다가 나처럼 단도직입적으로 본론부터 말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문체는 사실 코드에 잘 안 맞았다. 주변 사람들에 의해 너무도 많이 회자됐던 <상실의 시대>를 정말 읽고 싶었으나 도중에 흥미를 잃고 덮기를 여러 번... 결국 안 읽었다. 그랬던 내가 하필이면 이 추운 겨울에 <1Q84>를 선택한 것이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길...어...서" 어떡하면 글을 엣지있으면서도 ‘길~게’ 쓸 수 있을까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기에... 감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노련함!’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노련한 작가다! 글을 다룰 줄 안다. 철저한 계산 아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작가다. 그의 문학적 상상력은 나 나름대로 정의하고 있던 일본인의 성향 즉, 정해진 범위 내에서 용의주도한 성향에 정확히 맞물려 있었다. 혹시 글을 쓰고 싶어 한다면 특히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완벽한 교본 역할을 할 법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