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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이방인의 산책
다니엘 튜더 지음, 김재성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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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이방인의 산책>. 외로움 장관이 있는 영국 출신이자 한국에서 살고 일하는 다니엘 튜더의 글과 생각들 속에서, 묘하게 다른 듯 실은 연결된 두 가지를 읽었다. 자신을 잃지 않도록 자기만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 그렇게 자신의 결을 지니고 서서는 타인들과 단절되지 않고 진실되고 솔직하며 또 따뜻한 관계를 나누는 것.

나로 치자면 전자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또 나름의 의지로 지켜오고 향유해온 것이라면. 21년부터는 마음과 머리와 가치관으로는 늘 바라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잘 되지 않았던 후자의 것들을 작고 또 넓게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 더 다지게 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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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나 - 세르주 갱스부르와 제인 버킨, 그 사랑의 기억
베로니크 모르테뉴 지음, 이현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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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책은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의 이야기를 담은 <두 개의 나>.

그저 두 사람, 특히 제인 버킨을 샬롯 갱스부르의 엄마로서 더 일찍 접하고 특유의 분위기, 제인의 사진들을 향유하고 좋아해왔는데. 을유에서 낸 이 책을 통해서 두 사람의 삶과 밀접한 시대의 흐름부터 두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모습과 사랑을 묘사한 텍스트들로 접한 경험이 정말 좋았다. 특히, 르몽드 출신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베로니크 모르테뉴가 텍스트로 표현해내는 두 사람의 모습과 분위기를 읽는 재미도 커다랗기만 했다.

두 사람(특히 나에겐 제인)의 결과 무드가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아 이 책이 더 좋기도 하겠지만. 혹 제인 버킨이나 세르주 갱스부르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해도, 그 시대적 배경이나 두 사람에 관한 묘사의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을 만큼 (생각보다 정말 정말 많이) 그 자체로 매력 있는 책이다.

그런 문장들이 다 너무 좋아서, 그냥 초반부에 있는 문장을 옮겨놓아본다.

“차분한 사람 제인. 세르주에게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제 와 그것을 내세우는 법이 없다. 자신이 선택해온 일들, 이루어 온 일들에 대해 제인은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한다. 제인의 어린 잉글리시 불도그 ‘돌리’가 코를 골며 잠들었다. 세상 만사를 뒤로 하고 녀석의 넙적한 얼굴에서 나오는 숨결과 숱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충직한 마음과 어울리고 싶다.”
<두 개의 나>, 베로니크 모르테뉴 지음, 이현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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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서점 -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제일재경주간』 미래예상도 취재팀 지음, 조은 옮김 / 유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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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끄는 책을 찾아 읽고, 온갖 사람들의 나무위키를 엄청난 몰입을 더해 탐독하고, 이런 저런 단단하고 말랑한 자료들을 수집하는 이유는 무얼까 하고 생각했다. 아마도 순간 순간 선택을 해야 할 때 자연스럽게 내 마음과 머릿 속에 이미 녹여져 있는 것들을 근거로 선택을 해내고 싶기 때문이란 생각으로 마무리된 질문.

<미래의 서점>을 읽으면서 내가 앞으로 살아가며 해나가야 할 선택들의 근거와 재료들을 조금 더 얻어낸 기분이 들었다는 것만으로 나에겐 특별하고 의미 있는 책이 된다. 각자의 삶의 여정을 지나 각자의 때에, 자신만의 생각과 관념을 더해 서점을 열고 운영하는 사람들의 운영 철학부터 어쩌면 임대료 걱정까지- 수많은 차원들을 볼 수 있게 해준 책.

서점을 운영한다는 건 나한테는 아주 서정적이거나 언어적인 것을 기반으로 수익을 만들고 비즈니스화하며 ‘월세를 감당해야 한다는’ 면에서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여겨졌다. 그렇게 그 과정을 견디지 못하거나, 더 크게 의미와 다루는 분야와 규모를 확장하거나. 그 과정 속 내면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한 책이라 더 흥미로웠다.

일본, 대만, 중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파리 등 정말 다양한 서점들을 들여다본 인터뷰집, 조사집 같은 책인데. 그 중에서도 나는 한 주에 책 한 권만 팔면서 책과 관련된 전시회를 열고, 저자나 편집자를 초빙해 강좌를 열면서 독자와 직접 교류하는 도쿄의 ‘모리오카쇼텐’에 가장 끌렸다. 애정하는 <지적자본론>을 쓴 마스다 무네아키의 츠타야는 물론이고-

“우리가 전시하는 책의 범위는 넓은데요, 수치화한 기준은 딱히 없고 시장 선호를 고려하지도 않습니다. 주로 느낌에 의지하죠. 저를 놀라게 하거나 어떤 미지의 세계를 보여 주는 책을 좋아합니다.”
‘모리오카쇼텐’ 창업자 모리오카 요시유키

#도서협찬 #유유당1기 #유유당
#미래의서점 #유유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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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발걸음 - 풍경, 정체성, 기억 사이를 흐르는 아일랜드 여행
리베카 솔닛 지음, 김정아 옮김 / 반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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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로 가고 있을 때는 시간이 버려진다는 느낌보다는 시간이 채워진다는 느낌, 시간의 흐름이 공간의 리듬을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길은 그저 약속, 어겨진 것도 아니고 지켜진 것도 아닌 약속이다.’

아일랜드라는 공간을 걷고, 여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길 위의 이야기들, 역사들, 그리고 리베카 솔닛 자신의 마음의 길을 기록한 책. 에세이이자, 역사서 같기도, 중간 중간 더 읽고 싶은 여행 기록 같은 글들도 있고, 때론 문화인류학의 기록 같기도 했다.

<마음의 발걸음>, 리베카 솔닛
풍경, 정체성, 기억 사이를 흐르는 아일랜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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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방 - 우울의 심연에서 쓰다
메리 크리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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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통해 문학, 문화사, 과학이라는 넓은 땅과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어 주는 다리를 만들고자 했다.’

충격적인 일을 겪은 후, 우울증을 경험하고 치료했던 자신의 경험을 다시 돌아본 저자의 기록들. 그리고 우울증에 대한 의학, 문학 등 다양한 학문의 배경들을 영문학 박사로서 자료들을 찾고 공부하며 만들어낸 기록들. 그렇게 찾고 기록하는 과정 속에서 저자는 자신이 겪어온 고통들을 어쩌면 비슷하게 겪었던 사람들의 기록들 속에서 동질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책이 그런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 또 우울증을 바라보는 사회, 문화적 시선들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영문학을 공부한 저자의 자신의 경험이 생생한 문체로 기록되어있고, 또 수많은 자료들을 찾아 기록해둔 것들이 결코 수필이나 수기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새로운 장르의 책처럼 여겨졌다. 조금 더 찬찬히, 다시 읽어봐야지 싶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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