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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나 - 세르주 갱스부르와 제인 버킨, 그 사랑의 기억
베로니크 모르테뉴 지음, 이현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2월
평점 :
올해의 마지막 책은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의 이야기를 담은 <두 개의 나>.
그저 두 사람, 특히 제인 버킨을 샬롯 갱스부르의 엄마로서 더 일찍 접하고 특유의 분위기, 제인의 사진들을 향유하고 좋아해왔는데. 을유에서 낸 이 책을 통해서 두 사람의 삶과 밀접한 시대의 흐름부터 두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모습과 사랑을 묘사한 텍스트들로 접한 경험이 정말 좋았다. 특히, 르몽드 출신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베로니크 모르테뉴가 텍스트로 표현해내는 두 사람의 모습과 분위기를 읽는 재미도 커다랗기만 했다.
두 사람(특히 나에겐 제인)의 결과 무드가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아 이 책이 더 좋기도 하겠지만. 혹 제인 버킨이나 세르주 갱스부르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해도, 그 시대적 배경이나 두 사람에 관한 묘사의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을 만큼 (생각보다 정말 정말 많이) 그 자체로 매력 있는 책이다.
그런 문장들이 다 너무 좋아서, 그냥 초반부에 있는 문장을 옮겨놓아본다.
“차분한 사람 제인. 세르주에게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제 와 그것을 내세우는 법이 없다. 자신이 선택해온 일들, 이루어 온 일들에 대해 제인은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한다. 제인의 어린 잉글리시 불도그 ‘돌리’가 코를 골며 잠들었다. 세상 만사를 뒤로 하고 녀석의 넙적한 얼굴에서 나오는 숨결과 숱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충직한 마음과 어울리고 싶다.”
<두 개의 나>, 베로니크 모르테뉴 지음, 이현희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