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marine > 사랑을 위한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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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얼마 전 감동하면서 읽은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과 완전히 대립되는 책이다

정 반대의 주장이군, 이렇게 생각했는데 맨 뒤의 각주를 보니 아예 그의 책에 나오는 이론들을 인용하면서 잘못됐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우정이나 예술, 사랑 등의 가치를 단순한 화학 작용, 혹은 권력 관계 등으로 파악한 핑커의 진화 심리학은 변연계의 진정한 기능인 감정과 애착을 무시한 잘못된 이론이라는 것이다

어떤 것을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그렇지만 단 하나의 주장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만큼 우리의 뇌나 정신 세계가 단순하지 않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세 명의 정신과 의사이자 교수들이 쓴 이 책은 변연계의 기능에 주목한다

흔히 연수는 생명 현상에 관계된 일을 하고, 대뇌 신피질은 추상적 사고에 작용하며, 변연계는 감정을 담당한다고 알려졌다

저자들은 포유류에게만 변연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즉 새나 물고기, 악어 등은 부모 자식간의 애착 관계가 없고,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것의 진위는 동물학자들에게 물어 봐야 할 것 같다)

그에 비해 포유류는 변연계가 있기 때문에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애착 관계도 형성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개와 주인의 관계다

보신탕을 먹는 사람들은 잡아 먹기 위한 가축으로서 개를 키운다고 하지만, 보편적으로 개나 고양이 등을 기르는 까닭은 정을 주고 받기 위해서다

그래서 개나 고양이를 가축이 아닌, 애완 동물이나 반려 동물이라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개와 사람의 애착 관계를 잘 설명해 주는 예가 있다

개에게 공을 던지면 금방 물어 오고 주인의 손에 뺏으려고 한다

만약 주인이 공을 개에게 줘 버리면 개는 그 공에 대해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말하자면 주인과 놀기 위해서 공을 탐내는 것이지, 공 자체를 원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나 역시 개를 키우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자주 경험한다)

즉 개는 사람과 정서를 공유할 감정적인 능력이 있다

 

저자들은 지금까지 사회나 과학이 신피질의 사고 능력에만 관심을 보여 왔으나, 인간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변연계의 감정 능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부모 자식 간의 애착 관계다

저자들은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우기 위해 부모로부터 떼어 놓는 미국의 교육 방식을 통렬하게 비판하는데, 아기를 다른 방에서 재우는 것부터 베이비시터에게 맞기고 직장에 나가는 워킹맘까지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사실 부모 자식 간의 감정 교류나 함께 있는 시간의 절대량 따위는 굳이 논증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하는 얘기다

그런데 그 반대의 경우에 대해서도 당위성이 인정되는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즉 어머니가 직장에 나가서 아이가 혼자 클 경우, 그 아이가 자라 반드시 애정 결핍의 문제를 갖는가에 누가 그렇다고 100% 자신할 것인가?

또 어머니가 24시간 아이의 양육을 전담한다고 해서, 베이비시터와 자란 아이에 비해 감정적으로 월등히 우월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부모와의 애착을 중요시 하는 건 이해할 수 있으나, 어머니가 직장을 포기하고 아이의 양육을 전담해야 올바르게 자랄 수 있다는 극단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수많은 변수들 때문에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본다) 부모에게 자신의 인생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어머니란 아이의 양육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스티븐 핑커는 여기에 대해, 유전적 특징과 단독 경험을 강조해 부모의 양육 태도는 큰 영향을 못 미친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는 과정에는 수많은 변수과 원인 인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 가지 가설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흔히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자극을 받아 확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저자들은 왜 이것이 불가능한지를 과학적으로 논증한다

우리의 신경계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특정 방식으로 판단하는 회로가 형성되어 있다

같은 일을 당해도 반응하는 것이 제각각이듯, 어떻게 인지하느냐는 각자의 프로그램에 달려 있다

정신과 의사들이 어렸을 때의 강렬한 경험과 같은 (성폭력이나 왕따 경험 등) 외부 인자를 찾기 위해 애쓰지만, 실상 중요한 것은 내제적인 가치라고 한다

그것은 너무나 오랫동안 정교하게 다듬어진 프로그램이라, 본인 스스로도 인지하기 어려울 뿐더러 (마치 공기의 존재를 모르고 살듯) 정신과 의사의 몇 시간 진료 따위로 쉽게 바뀔 수 없는 문제임을 지적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심리 치료를 하려면 적어도 몇 년의 세월이 필요한데 (즉 내제적 가치를 바꾸려면) 보험회사들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또 의사나 환자 역시 그것들이 단 몇 번의 치료로 해결될 거라는 환상을 버리라고 한다

이 지적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수십년 동안 외부의 사건을 인지하고 판단해 온 문제 해결 시스템이 일순간의 충고나 치료 따위로 바뀔 수 있다면, 저자의 말처럼 처음부터 병이라 진단하지도 않을 것이다

인지 시스템을 바꾸려면 장기간의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그것은 삶의 근간을 뒤흔드는 끔찍한 사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뉴런은 끊임없이 반복하면 경로를 바꿀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라고 희망을 준다

(앤서니 라빈스의 책들은, 그런 의미에서 다른 자기계발서 보다 훨씬 훌륭하다 그는 끊임없는 반복을 통한 신경회로의 변화를 제안한다)

 

번역은 "사랑을 위한 과학"이라고 멋지게 했지만, 원제목인 "A General Theory of Love"가 훨씬 잘 어울린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연애와 다른 개념이다

흔히 남녀간의 순간적인 연애 감정을 사랑이라 착각하기 쉬운데, 저자들이 말하는 love란 오랜 시간의 감정 교류를 통해 서로에게 상호작용 할 수 있는 attachment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반드시 남녀 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부모 자식간, 친구간 등 다양한 범위로 확대될 수 있다

회사에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짓인데, 인간과 달리 회사는 감정을 갖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무리 자신을 희생해 가며 일을 해도 어느 순간 해고할 수 있다

스타를 동경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그를 사랑하고 동경해도 브라운관의 스타와는 어떤 애착 관계도 형성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

 

저자들의 인간 중심주의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특히 환자를 질병 중심으로 볼 게 아니라, 애착 관계를 먼저 형성하라는 충고는 무척 유용하다

(대체 의학이나 민간 요법 등이 효과의 검증 여부와 상관없이 특정 위치를 점하는 것도, 환자 중심적 자세 때문이라고 한다 플라시보 효과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 돈이나 명예 등 외부적인 가치보다 가족간의 사랑, 친구간의 우정,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 등 내적인 가치에 중심을 두라는 말도 깊이 공감하는 바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이 관점으로 볼 수는 없다

스티븐 핑커가 지적하듯, 우리의 유전자는 도덕적으로 무장하지 않았으므로 바람직한 방향이 반드시 인간의 본성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결국 상황에 맞는 취사 선택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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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루(春) > 연인들을 위한 책 20선 (2)

<11> 남자들이 결혼하는 여자는 따로 있다 - 존 T. 몰로이

 이미지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존 몰로이가 쓴 이 책은 철저한 리서치 보고서로,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지식을 알려주려 한다. 다년간의 조사로 얻은 통계치를 통해 결혼을 한 여성들의 행동패턴, 마음가짐, 라이프스타일을 보여 준다. 배우자감을 고르고 청혼을 하고 또는 이끌어내고 결혼에 골인하는 그 지점까지의 여정 속에 묻혀 있는 행동양상과 상식적인 논리를 탐색한다. - 김선희 임상심리전문가 부부클리닉 후 수석컨설턴트

 


<12>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동거, 핵가족, 싱글맘, 1인 가족 등 현대는 삶의 다양한 형태만큼이나 다양한 사랑법이 공존한다. 동시대의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 있지만 우리는 낭만적인 사랑과 현대적인 사랑, 포스트 모던한 사랑이 동시에 뒤섞인 비동시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연인들의 최종 목적지가 더는 결혼이 아닌 경우가 흔해졌다. 결혼이냐 아니냐. 사랑을 위하여 또는 사랑 때문에 함께 살 것이냐, 따로 살 것이냐. 이 문제를 두고 목하 고민 중인 연인들 또는 커플들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책이 ‘사랑은 지독한 혼란: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이다. - 함정임 소설가, 동아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13> 진주 귀고리 소녀 - 트레이시 슈발리에

 이 소설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소회(素懷)이자 찬가이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풍요를 화폭에 담아 냈던 거장 얀 페르메이르(베르메르)와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위해 페르메이르의 하녀가 된 소녀 그리트의 사랑이 부드럽고 유연한 붓 터치로 캔버스 위에 펼쳐진다. - 유진우 케이엠컬쳐 영화 기획팀장

 

 


<14> 남자는 왜 여자의 왼쪽에서 걸을까 - 필리프 튀르셰

 집착을 버리고 내 안의 이성에 귀를 기울이며 둘 사이의 차이점 대신 유사점을 찾으라는 것이 저자의 충고다.

 인간의 영혼은 두 가지 상반되는 열망을 간직하고 있다. 친밀에 대한 열망과 자유에 대한 열망,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욕망과 다른 사람들과 분리되고 싶은 욕망이 뒤섞여 있다. 이런 열망을 잘 조절하지 못한다면 사랑으로 가장한 사랑증후군은 자신과 타인을, 그리고 세상을 고통스러운 싸움으로 인도할 것이다. - 김은령 월간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장·번역가

 

<15>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 김형경

  아마도 우리는 철든 척하지 말았어야 했나 보다. 인생에 더 어리광을 부렸어야 했고, 더 떼를 썼어야 했고, 더 발을 동동 구르며 울었어야 했고, 누군가 와서 그런 나를 꽉 안아줬어야 하나 보다. 울음이 그칠 때까지 꼭. 이제는 괜찮다고….

 마법사가 나타나 딱 한번만 네가 돌아가고 싶은 시간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네 살 때로 돌아가고 싶다. 나무 대문 앞에 혼자 앉아 있는 네 살짜리 꼬마 여자아이를 꼭 껴안아 주고 싶다.

“넌 커서 아주 행복한 어른이 될 거란다.” - 차영아 SBS 구성작가


<16> 부부 살어? 말어? - 오한숙희

 이 책은 부부보단 외려 연인이 참고해야 할 내용이 많다. 연애의 감정과 맹목적 사랑에 빠져 자칫 흘려버리기 쉬운 남자와 여자의 속내를 들여다보게 하는 힘 때문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의 애정 어린 조언을 듣는 셈 치고 가볍게 접근하되 묵직한 메시지를 건져 올려야 한다.

 세상사 모든 일은 반복된 연습으로 익숙해지고 세련되어 간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도 마찬가지라 말한다. 좋은 습관이 좋은 삶으로 이어질 개연성은 너무나 높다. 처음엔 잘되지 않을지 모른다. 점차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운 관계의 모드(mode)를 만드는 상승의 효과가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윤광준 사진작가 ‘잘 찍은 사진 한 장’ 저자


<17>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 최재천

 저자는 안타까워한다. 세상의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너무 빨리 죽는다고. 특히 이 나라의 40, 50대 남자들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파리 목숨에 가깝다고. 그래서 하루바삐 남성들은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여성과 함께하는 세상을 열어 가자고 호소한다. - 강지원 변호사

 

 

 

<18> 낭만적 사랑과 사회 - 정이현

 순응하듯 위장함으로써 질서의 내부를 교란하는 정이현의 태도는 아이로니컬하다. 남자들이 쳐 놓은 덫을 역이용해 그들을 농락하는 여성 인물들은 이 갑갑한 질서가 포획할 수 없는 섹시한 여성이다. 그러니 그녀들을 악녀라고 부르지 말라. ‘순수’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그녀들은 그저 주어진 환경과 여건을 ‘순수’하게 활용할 뿐이니까. - 강유정 시인·영화 평론가

 

 


<19> 사랑의 모든 것 - 벨 훅스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이자 저명 페미니스트인 저자 벨 훅스는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위해 자신을 확대하려는 의지”라고 거듭 정의한다. 고색창연하고 고루한 해답에 사람들이 지레 질려 하품을 할까 두려운 듯 훅스는 개인적인 태생의 기억과 가정 경험, 파트너와의 만남과 헤어짐의 지점까지 거슬러 간다. - 권혁란 전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편집장

 

 

<20> 남자들은 절대 모르는 여자의 언어 - 마리오 바르트

 특히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서운하게 했을 때, 그녀가 “당신은 더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했다면 제대로 긴장해야 한다. 그녀는 5만 년 전부터 숙성시킨 불만과 비난들을 날짜와 횟수까지 기억해 내며 봇물터진 듯 쏟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할 소리(정확히 말하면 ‘반박을 위한 반박’)를 토해 내는 그녀와 밤새 씨름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여자의 언어’를 학습해 놓을 것을 남자들에게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어찌 되었든 당신이 사랑하고 갈구하는 것은 이 쓸데없이 복잡 미묘하고 다루기가 번거롭기 짝이 없는 ‘XX염색체’가 아니었더냐.

한편 이 책은 남자 필자가 쓴 것인 만큼 남자들의 솔직한 심리도 함께 담겨 있으니 어쩌면 여자인 당신이 먼저 읽고 당신을 이해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불쌍한 남자들을 구제해 주는 편이 빠를지도 모르겠다. - 임경선 연애 칼럼니스트 ‘연애본능’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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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님의 "아무리 뚝배기 보다 장맛이라고는 하지만..."

열린책의 '페이퍼백' 시리즈에 대해서 저는 찬성입니다. 어서 다른 출판사에서도 좀 따라해줬음할 정도이니까요. 어제께 교보문고에 가서 문학 섹션에 갔었는데, 이제는 책의 표지가 만화책의 표지와 같아 졌더라구요.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책은 사용성을 파는게 아니라 영혼을 파는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담는 그릇이 넘치는 것이 좀 마뜩지않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말이에요. '초콜릿'은 그래도 아주 두꺼운 편은 아니지만, 같은 시리즈의 '새의 노래'는 600쪽이나 됩니다. 만약 이 페이퍼백 시리즈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드커버나 정본을 사시면 되겠지요. 출판사는 오히려 독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고 이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의 거의 모든 책들은 하드커버와 페이퍼백이 같이 나옵니다. 물론 시간상의 선후는 있지만, 책의 내용을 보는 입장에서라면, 또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도, 열린책들 출판사의 '페이퍼백'은 좋은 기회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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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소개한 한국, 한국 사람, 한국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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