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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그리고 쉼, - 12.5도 감성에 취하다
손현주 지음 / 포북(for book)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해외 근무를 하는 동안.. 유일한 낙은 .. '맛있는 것 먹기' 였다.
영어도 아닌 제3외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속에서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사람에게 또 무엇이 즐거움일까..
주말이면 여기 저기 맛집이라는 곳,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다보면 돌고도는 정보를 따라
꽤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일이 있었다.
스테이크와 함께 내어놓는 와인 리스트..
동행인 덕분에 와인 저장고를 보고, 꽤 멋진 와인을 하나 소개받았다.
그 전까지 와인은 보졸레 누보의 떫은 맛에 쉽게 흥미를 가지지 못했는데,
투명한 적자주색이 루비처럼 빛나는 와인은 왜 와인이 사랑받는 술인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와인에 대한 지식들..
이제 막 와인이 대중화되던 시기의 한국에서는 와인은 암기해야 할 단어들의 조합..
적당히 잘난 척, 아는 척하기 딱 좋은 주류 문화..
그리고 대화를 하기 위해 알아야 할 스트레스..
와인 포럼에서 주관한 파티 운영자로 참여를 하다보니,
대체 와인이 뭐길래.. 하면서 '내가 이기나 네가 이기나 보자!!' 하는 각오로 오신 분들도 꽤 되더라..
비즈니스 매너 강의를 하다가, 테이블 매너에서 와인도 언급을 해야되는데
와인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부터 표정이 굳으시는 분들도 있었다.
어쩌겠어..쉽게 알려드리려해도 기본 용어부터 나오다보면 어느샌가 딱딱해지는 것이 와인인 것을..
강의를 마치고, 와인에 대해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가볍게 읽을 책으로 추천해드린다.
요즘은 손현주씨의 '와인, 그리고 쉼' 이 책을 권해드린다.
구성이 보통 와인책의 용어와 그림 설명이 아닌 수필 형식인데다,
한국과 외국의 음식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와인으로 끝이 난다.
와인도 사람이 만드는 술..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행복해지기 위한 게 와인이라면 말이지..
감성 풍부한 사진으로 배경을 그리고, 언젠가 먹어본 맛있는 음식이 글로 표현이 되어
여기까지는 누구든 익숙하게 다가오는 것. 일상의 스케치..
그리고 낯선 와인 때로 익숙한 와인이 등장하면, 더는 어렵지만은 않으니 말이다.
Terroir .. (어떤 분은 .. 이 Terroir의 발음이 떼루아, 테루아. 떼루아르가 뭐냐고 역정을 드시니, 여기서는 원어로 표기를 한다.)에 대해 강의를 하면,
"포도가 자라는 데 영향을 주는 지리적인 요소, 기후적인 요소, 포도 재배법 등을 모두 포괄하는 단어이다. 여기에는 토양, 강수량, 태양, 바람, 경사, 관개, 배수 등이 포함된다. 이 단어는 흙을 뜻하는 terre로부터 파생된 단어이다. "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정도가 되는데, 대부분은 Trroir = 땅. 이렇게만 기억을 하신다... ;;;
이런 어려운 이해를 아하~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설명을 해놓았으니..
맛있는 와인과 좋은 와인(274),
디캔팅의 마술(292),
부러진 코르크(300),
등 파인 드레스(309, 드레스코드),
20년을 보관하고 싶다고? 아서라!(322) 등..
와인을 접하면서 생기는 궁금증에 대해서 어렵지 않게 알려준다..
또 각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와인과 관련 지식들을 챙겨보는 것도 쏠쏠하다.
물론 와인 소개마다 사진도 들어있으니,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는 외모만 보고 고를 수도 있겠다.
가끔 사진을 보러 꺼내보고,
가끔 강의를 하기 전에 어떻게 감성을 전달할 수 있을까 .. 또 한번씩 밑줄을 긋고..
만나길 잘했구나.. 그렇게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