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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독
박완서 지음, 민병일 사진 / 열림원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故 박완서 작가의 책을 보게 되었다. 벌써
박완서 선생님이 작고하신지도 4년이 되었다. 우리 엄마도 나도, 박완서 선생님의 책을 보고 자랐기때문에 박완서 선생님이 작고하셨을 때, 더 이상
그녀의 글을 볼 수 없다는 것에 안타깝고 슬퍼했었다.
하지만 사람은 떠나도 글은 남는 법. 1996년에
티베트를 여행하며 쓴 산문집
<모독>을 2014년에 개정판으로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정말 반가웠다. 그리고 90년대에 태어난 내가
90년대에 쓰여진 책을 보는게 신기하기도 했다.
지금과는 다른 때묻지 않은 티베트와 네팔의 이야기와
사진을 보며, 1996년도로 여행을 하는 기분도 들었다.
'작가의 말'에서 박완서 작가는 '나로서는 애를
쓰느라고 썼건만 결국은 망친 시험지 같은 여행기'를 내놓았다고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꼼꼼히 공부해서 티베트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적은 인위적인 여행기보다는 보고 듣고 느낀 날 것의 티베트 이야기가 더
인간적이었다.
그들은 티베트의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약을
먹었고, 산소통도 준비해두었지만. '민병일 시인은 자주 코피를 흘렸고, 노부부 중의 부인은 식사를 거르고 몸져 누웠(p.130)'다는
이야기는 티베트 여행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게 보였다.
그래도 여행은 계속 되었고, '방코르 초르텐'이라는
티베트 최대의 불탑으로 향하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도 매우 아름답고 복잡하고
어마어마해보인다. 8층 건물에는 108개의 방이 있고 벽에 그려진 부처님의 수효만도 십만이 넘는다(p.134)'고 하니 직접 보고 싶을
정도였다. 게다가 벽화나 불상은
5백년이 지났다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생생하다고 한다.
티베트 여행기에 이어서 네팔 여행기에서는 마지막에
나오는 '포카라'가 장관으로 묘사된다.
'포카라에서는 장엄한 설산이 마치 포카라를 에워싸고
있는 것처럼 가깝게 볼 수가 있다...포카라에서 본 설산이 가장 아름답다. 돈 내고 비행기 타고 본 게 후회될 정도로
아름답다.(p341)'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토록 극찬인걸까, 아직도 포카라는
그때 모습 그대로일까. <모독> 읽고, 가고싶은 여행지에 포카라도 넣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