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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보이 - 젠더 경계를 거부하는 한 소녀의 진지하고 유쾌한 성장기
리즈 프린스 지음, 윤영 옮김 / 윌컴퍼니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사회적인 성 역할의 정의가 뭘까요?
여자는 밥하고 빨래하고 집안 일을 도맡아 해야하고, 양육을 해야하며 시부모님을 봉양한다.
남자는 사회생활을 하며 가정에 충실하게 금전적 지원을 해야 한다.
이게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적인 성 역할의 고정관념 입니다.
그렇다면 '사회의 성 역할'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본성일까요?
여자는 여자답게, 남자는 남자답게 태어나는 걸까요?
60억의 인구를 A B AB O형으로 나누듯이, 사람의 본성도 여자 or 남자 로 반듯하게 나눌 수 있는 걸까요?

비단 우리나라만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가진게 아닙니다.
선진국인 미국조차도 여성성과 남성성을 칼같이 나누고, 그 집합 속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이 되고 괴롭힘을 당합니다.
이번에 읽은 책 《톰보이》속에 성차별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저자 '리즈 프린스는 미국에서 자란 소녀이자, 여성성을 거부하는 사람'입니다.
여자가 여성성을 거부한다? 그러면 취향도 남자 아니야? 라고 생각할텐데 그녀는 '사회가 정해놓은 여성성'을 거부할 뿐
이성애자이며 정상적인 사람 이였습니다.
자신을 'Tomboy;톰보이'라 칭하는데 이 뜻은 '남자아이 같은 행동을 하는 여자아이'라고 합니다.
이를 두고 "도대체 무엇이 여자아이를 여자아이로 만드는가, 남자아이를 남자아이로 만드는 것인가-p.18" 반문합니다.

(사회의 성 역할에 부응하는) 여자아이들과 다르게 리즈 프린스는 원피스나 치마는 입지 않았고 꽃무늬가 들어간 옷 조차 거부했어요.
왜 냐고 물으면 '싫어서' '내 취향이 아니라서' 였죠.
리즈가 좋아하는 옷은 박시한 티셔츠나 청바지, 야구모자나 운동화였어요.
'솔직하지 않은 머리, 여드름 투성이 얼굴, 헐렁한 남자옷'을 입은 자신이 더 나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머리를 예쁘게 땋고 인형의 집을 가지고 놀거나 소녀스러운 옷은 거부했죠.
그로 인해 리즈의 학창시절은 늘 놀림을 받고 괴롭힘을 받습니다.
레즈니? 너 남자지? 여자가 왠 야구야? 등등 또래집단에서 가장 많이 괴롭힘을 받지만
주변 어른들도 리즈의 겉모습을 보고 당연히 남자아이로 대합니다.
그리고 리즈는 생각합니다.
긴머리의 기타리스트나 왜소하거나 체격이 큰 남자들을 보며 "남자들은 외모가 어떤가에 별로 구애받지 않고 성격이나 재능만으로
유명해질 수 있다고. 하지만 여자애들은 항상 외모가 훌륭해야만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그래서 불공평 하다고.!
놀림을 받으면서도 리즈는 자신의 색을 고집합니다. 그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회가 정해놓은 성 역할에 자신을 우겨넣지 않은 모습이요.
현재의 리즈는 32살의 톰보이로 자신이 좋아했던 만화를 업으로 삼아 살고 있어요.
저는 여자가 남성성을, 남자가 여성성을 가지고 태어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여성성이니 남성성이니 하는 것도 웃긴거죠.
섬세하고 정리정돈 잘하는 남자도 있고, 리즈처럼 톰보이 기질을 가진 여자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 뿐이죠.
그런 사람들을 보고 여자처럼 행동해라, 남자처럼 행동해라 하는 건 요즘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톰보이》를 읽으며 사회적 성역할과 그로 인해 피해받는 사람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성역할의 고정관념으로 한국에서는 성 불평등이 있고, 현재 여성들이 하는 페미니즘 운동의 시발점이기도 하죠.
미국에서 한 아이가 당한 괴롭힘들, 리즈여서 긍정적으로 이겨냈지만 만화를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어요.
'여자는 여자답게 남자는 남자답게 행동해야되!'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