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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설레는 마음
이정현 지음, 살구 그림 / 시드앤피드 / 2018년 7월
평점 :
2년여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이정현 작가의 《함부로 설레는
마음》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을 짧게 올린 걸 봐왔었는데 에세이로 책이 나와서
반가웠다.
이번 에세이에는 사랑과 삶에 대한 글들이 많다. 사랑에 대해서는 마음 껏 사랑하라고,
삶에 대해서는 지금이 아닌 나중은 없으며, 당신의 노력들을 존중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순간순간 일어나는 경험들을 깊이 생각하는 사람
같다.
까페에서 일할 때에 경험담 중 시럽 펌프 이야기가 있다.
시럽 펌프에 숫자가 적혀있었는데, 뜨거운 음료/차가운 음료에 들어가는 시럽 횟수였다고
한다.
'차가운 음료는 따뜻한 음료보다 덜 달게 느껴지니 시럽을 한 펌프씩 더 짜 넣어야 한단다. -p.66'
음료의 온도를 마음의 온도에 대비해 저자는
'마음은 온도가 따뜻할 때는 한없이 달지만, 한번 차가워진
사람의 마음은 영영 달게 마실 수가 없다고 그러니 마음을 쓰는 데 숫자 같은 걸 써두지 말아야지'
라고 말한다.
이렇듯 자신이 경험한 일을 경험한 걸로 끝내버리는 게 아니라, 자기의 생각을 덧붙여 말하는 부분들이
좋았다. 나도 어떤 일을 경험한 뒤에 연장선상으로 이어지는
생각들을 메모로 남겨두는 편이다. 나중에 보면 그때의 감정들이 정리가 안된 채로 끝나있는데, 저자처럼 깊고 차분하게
생각해봐야겠다.

'부쩍 사랑이 하고 싶어졌다,
요즘
하늘은 꼭 미칠 것만 같은 모습을 해서는 허락 없이 당신 손을 붙잡는 상상을 하게
한다.-p40'
왜 책의 제목이 《함부로 설레는 마음》인지 알게하는 글이다.
농익은 사랑글, 대가없이 마음을 퍼주는 사랑글에 여러 독자들이 설렜을 거 같다.
'애써 사랑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함부로
사랑하세요.-p.83'
그리고 반 고흐가 말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보다 더 예술적인 일은 없다.'
상대에게 '스며드는 것과 무뎌지는 것.' 등 사랑에 대해 진중하게 말하는 글에서 '사랑'이 뭘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호흡이 짧은 글과 긴 글이
뒤섞여 나온다. 사랑과 삶에 대한 글들이 뒤섞여 있다.
삶 속에 사랑이, 사랑 속에 삶이 있는 것이고 이 둘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같다.
저자의 글에서 차분함을 느꼈고, 사랑을 소모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각을 조금은 다르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