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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인문학 - 문득 내 삶에서 나를 찾고 싶어질 때 ㅣ 백 권의 책이 담긴 한 권의 책 인문편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2월
평점 :
인문학이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인간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학문,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비인기 장르이기도 하지만 요즘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에 대해 궁금해하고 책도 찾아 읽는 추세다.
인문학 책 특유의 분석적이고 딱딱한 문장들을 읽으면서 예전에는 재미없고 따분하다고 느꼈었는데
최근에는 부드럽고 유쾌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나를 채우는 인문학』은 사랑, 마음, 여행, 사회, 직장 등 10가지 주제 속에 100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이다.
'상처, 위안, 희망' 3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책들을 소개한다.
상처와 위로 라고해서 "여러분 힘내세요! 상처 그까짓거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뻔한 말들을 늘어놓지 않는다.
'마음에 잘못된 방법을 위안으로 삼으면 아편과 같은 부작용 (p.7)'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므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제 1장 '직장생활에서 상처받은 당신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2018년에 화두가 된 키워드 중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일과 삶을 모두 교차해가며 살아가야 한다. 집에서의 삶과 직장에서의 삶의 균형, 어떻게 맞춰야 할까?
저자는 노동을 해야만 한다면 즐겁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일례로 김 씨의 이야기를 든다. 김 씨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에게 나무의자를 만들어주기로 결심하는데 '숲에서 적당한 나무를 찾아 도끼질을 하고 망치질을 하고 대패질을 해서 아주 예쁘고 실용적인 의자(p.37)'를 만들었다.
이 때 만들어진 나무의자는 나무였을 때는 누구의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의자가 되는 과정에서 김 씨의 노동력이 들어갔기 때문에 온전히 김 씨 소유의 의자가 되었다.
그리고 김 씨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의자를 선물했고, 김 씨는 매우 행복해한다.
여기서 보면 김 씨가 행한 노동은 고되고 힘든 노동이 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노동의 결과를 낳았다.
즉 워라밸이라는 단어를 무심하게 만드는 건 "일=노동=즐겁게 하는 일"이 같아야 한다는 말이다.
어려우면서도 공감되었다.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우선시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머리를 싸매고 내가 하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려면 '자신이 하는 일이 자발적이어야 하고 또 일하는 과정을 자기가 모두 주도해야(p.40)'한다는 전제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에 생계유지보다는 자아실현을 강조하는 사회의 변화, 워라밸이라는 단어의 등장은 앞으로의 진로 문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사고가 담겨있다.
저자는 이렇게 충고한다. '편익과 기회비용을 따지자면 더욱 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그리고 소개된 책「하우투 워라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워라밸도 워크가 뒷받침되어야 라이프를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권리를 행사하려면 반드시 의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p.43)'
제 5장 '여행으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기적'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여행에 관한 인문학 서적이 소개된다.
그 중「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정은길」에서 지은이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7천만원을 가지고 남편과 세계여행을 한다. 저자 최진기가 이 책을 소개한 이유는 '어느 나라 어디가 좋다는 이야기가 없고, 여행은 공부를 하고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도 없으며, 여행의 목적을 거창하게 설명하지 않고 그저 자기가 얻은 것을 이야기(p.256)'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느낀 건 많은 관광인들이 가는 18세기 건축물을 보고, 유명하다는 음식점에서 꼭 먹어봐야 할 베스트3 음식들을 먹으며 여행하는 게 아니라 발 닿는 곳에 가서 자유롭게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어보는 것이 진짜 '나만의 여행'이라는 것, 설령 그게 맛없는 메뉴의 선택일지라도 말이다.
'마음먹고 떠난 여행에서 조금도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얼마든지 이해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여행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여행이 어떻게 보면 온전한 내 여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볼 필요가 있다(p.265)'
우리는 마음의 상처를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육체적 상처는 내가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다쳤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내가 어디서 어떻게 다쳤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다 나았다고 해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 생채기가 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채우는 인문학』은 내가 받은 상처가 본질적으로 어디서 온 건지, 스스로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여러 가지 주제를 통해 느낀 건 직장생활을 하든 여행을 하든 그 안에는 '뚝심있고 단단한 내'가 있어야 한다는 것.
내 삶을 오롯이 지탱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것들 사이에서 나는 얼만큼 내 인생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추천 책마다 독서법과 TIP이 담겨져 있고 따로 저자가 쓴 서평글도 나와있다.
저자가 가진 지식들을 바탕으로 친절하고 어렵지않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문학과 친하지 않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