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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라이트의 사순절과 부활절 - 광야에서 영광으로
톰 라이트 지음, 전의우 옮김 / 야다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사순절마다 반복되는 익숙한 이야기들—겟세마네, 빌라도의 법정, 십자가와 빈 무덤—은 너무 자주 들어온 탓에 오히려 감흥이 무뎌지기 쉽다. 톰 라이트의『사순절과 부활절』은 바로 그 타성을 허문다.
저자는 설교자가 아닌 도슨트처럼 독자를 예수님 마지막 여정으로 안내한다. 신앙적 결론을 앞세우는 대신, 1세기 유대 사회와 로마 제국의 역사와 신학적 맥락 속에서 예수님의 선택을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그 덕분에 독자는 멀리서 바라보는 관찰자가 아니라, 종려주일의 환호성과 겟세마네의 침묵, 골고다의 공기와 온도를 직접 느끼는 현장의 목격자가 된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새로움'이다. 오랜 전설처럼 여겨지던 예수님이 낯설 만큼 구체적인 한 사람으로 다가온다. 책은 부활을 논증하려 하지 않고, 독자를 그 사건 앞에 세워 스스로 보고 느끼게 한다. 그때 빈 무덤은 비로소 나의 이야기이자 소망이 된다.
사순절이 그저 반복되는 교회 절기처럼 느껴지거나 예수님 이야기에서 더 이상 감격을 찾기 어렵다면, 이 책은 독자를 '이야기를 아는 사람'에서 '그 길을 함께 걷는 사람'으로 바꿔놓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