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개, 올빼미 머리 그리고 나 큰곰자리 고학년 2
M. T. 앤더슨 지음, 준이 우 그림, 송섬별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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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두툼한 양장본인 이 책의 제목과 표지를 보면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2024 뉴베리 명예상이라니 일단 신뢰감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대부분 집안에서 생활해야 하는 소년 클레이는 일상이 무료하다. 어느날 산아래 왕국에서 온 개 엘피노어를 만나고 서로 우정을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인간 세상 아래 펼쳐진 또 다른 세상이라니, 게다가 숲속에는 올빼미 머리를 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다. 클레이는 올빼미 머리를 한 에이모스와도 우정을 나눈다. 현실의 틈 사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위기에 처하고, 우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들. 우리가 사는 지구상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세상이 있는 건 아닐까? 상상하게 만드는 책이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올빼미 머리 사람들의 축제에서 다 같이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빙글빙글 돌면서 온갖 세상에 들어가보는 장면이었다. 나도 저기 끼어서 함께 춤추고 싶어졌다. '진정한 우정은 결코 잊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우정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258쪽) 다른 세상의 존재이지만 우정을 쌓아가는 클레이처럼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진정한 우정을 꿈꾸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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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의 학교 점령기 돌개바람 60
오시은 지음, 은돌이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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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톤의 따스한 느낌, 귀여운 어린이들이 노는 모습, 그 가운데 책가방을 멘 용 한마리, 과연 어떤 내용일지 읽고 싶어지는 책 표지이다. 숲 속 작은 연못에 사는 용용이는 어느날 학교초대장을 받게 된다. 학교에서 만난 교장 선생님은 용용이가 지켜야할 규칙들을 늘어놓는다. 잔소리로 여겨진 용용이는 몰려든 어린이들과 함께 선생님들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고 주장한다. 참 용기있고 당당한 용용이다. 용용이가 들어간 교실에는 수업을 방해하고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학생이 있다. 누구도 말릴 수 없는 힘든 학생이 현실에도 버젓이 존재한다. 아동인권이니, 수업권보호니 하는 명목들로 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이 수업방해와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현실. 또한 학부모가 매일 선생님을 찾아와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잘 지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그 학생은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매일 학교에 찾아오는 엄마가 창피할 뿐이다. 자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할 기회를 빼앗는 과보호 학부모 역시 현실에는 많다. 용용이의 도움으로 문제는 조금씩 해결되지만, 현실에서의 해결은 멀기만 하다. 학교에도 용용이 같은 존재가 등장해 모두가 평화로운 교실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을 읽다가 지난해 서이초 선생님의 안타까운 죽음을 언급한 부분에서 눈물이 나왔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행복한 교실을 위해 고민해준 작가님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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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새롬의 데뷔 전쟁 : 귀신 보는 연습생 - 제8회 NO. 1 마시멜로 픽션 수상작 마시멜로 픽션
변윤제 지음, 몽그 그림 / 비룡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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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반짝거리는 표지에는 아이돌 가수처럼 예쁜 여학생이 무대 위에 선 듯한 모습이다. 선망의 대상이 된 아이돌.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연습생 시절을 겪는다지만 성공하면 엄청난 부와 인기를 얻게 된다. 요즘 어린이들은 아이돌을 꿈꾸기도 하고, 아이돌 노래를 듣고 춤을 따라하며, 스티커와 같은 굿즈를 모은다. 흥미진진한 아이돌 이야기에 귀신이 등장한다니 과연 표지처럼 강렬하게 호기심을 불러모은다.
주인공인 백새롬은 걸그룹을 뽑는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마지막 순간 떨어지게 된다. 데뷔는 물거품이 되었고 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기약 없이 보내야 한다. 귀신을 볼 줄 아는 백새롬과 친구가 된 연습실 귀신 김딴딴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지다. 백새롬에게 트로트 오디션 기회가 주어지고, 평소 가깝지 않던 양민서와 함께 연습하며 친해진다. 하지만 김딴딴은 어쩐지 양민서를 좋게 보지 않는다.
가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해결하려는 주인공. 오디션과 관련된 반전과 김딴딴의 놀라운 정체가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가지게 만든다. '노래를 부른다는 건 더 다정해지려는 노력이잖니'라는 엄마의 말이 참 따뜻했다. 우리는 노래하며 위로 받고 기쁨을 얻고 사랑하게 된다. 꿈을 위해 노력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주인공처럼 어린이들도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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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멸종할까 봐 - DNA로 파헤친 꿀벌 실종 사건의 진실 최고의 선생님 1
김영호 지음, 이수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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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들이 왜 사라졌을까?'라는 질문에 이 책은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처럼 증거를 수집하고 용의자를 추적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꿀벌실종사건'의 범인을 찾는 추리 형식이 흥미진진하고 끝까지 책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용의자를 질병, 꿀벌응애, 살충제, 기후변화로 좁혀가며 하나씩 설명해가는 과정이 어린이 수준에서 이해하기 쉽게 잘 쓰여졌다. 작가는 실제 현장에서 꿀벌을 연구하는 박사님으로 전문적인 깊이가 있으면서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는 글솜씨에 감탄했다. 최신 연구 논문을 어린이 버전으로 풀어 쓴 느낌이랄까? DNA, 유전자, 돌연변이 등 어려울 수 있는 내용도 차근차근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는데, 작가님께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것 같다. 중간중간 들어간 그림도 설명을 이해하기에 딱 알맞았다. 범인을 찾는 추리 형식이지만 실은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그에 맞는 실험을 설계하며 변인을 통제하는 등의 과학적 사고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결국 작가님은 꿀벌이 왜 사라졌는지 알려주시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과학적 사고를 보여주신 것이다. 지식과 재미를 모두 갖춘 이 책을 어린이, 어른 모두에게 적극 추천한다. 책을 읽으며 과학적 사고를 하는 재미,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을 알게 되는 재미를 골고루 느끼며 꿀벌을 통해 우리가 사는 지구의 문제도 통찰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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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멍을 뚫어라 상상문고 22
문은아 지음, 불곰 그림 / 노란상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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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지 마시오'란 강력한 표시인 철조망. 휴전 상태인 우리나라는 남과 북 사이에 철조망으로 막혀있고 위험한 지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할 때 철조망을 친다. 위험과 동시에 나를 환대하지 않는 불편한 느낌. 뉴스에서 새로운 대형 아파트 안을 외부인이 지나가지 못하게 통제한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아파트 단지별로 평수에 따라 혐오를 드러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이 착잡하였다.
이 책에서도 뉴타운 아파트를 따라 둘러싼 긴 철조망이 등장한다.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놔누고 철조망을 따라 빙 둘러가야 한다니, 이럴땐 꼭 철조망에 개구멍을 만드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책에 등장하는 승찬이도 강아지 뭉치도 개구멍을 통해 잘도 다녔는데, 이를 알아챈 아파트 사람들이 개구멍을 막아버렸다.
개구멍은 승찬이가 이용하기도 하지만, 잃어버린 뭉치가 잘 다니던 길이이게 막혀서는 안되었다. 개구멍이 막히면서 승찬이는 아랫마을 사람들을 향한 아파트 사람들의 차별을 몸소 체험한다. 아랫마을에 텃밭을 가꾸는 아파트 노인들도 개구멍이 막히는 바람에 돌아서 가자니 힘이 든다. 어려서부터 병약한 유민이는 엄마의 과보호 속에 답답해 한다. 아파트 대표인 엄마는 아랫마을 아이들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못마땅해한다. 하지만 유민이는 아랫마을 승찬이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다.
어른들이 그어놓은 선이 아이들은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그저 함께 놀고 싶은 것이다. 아파트 단지에 따라 '00거지'라는 이름을 붙이며 차별한다거나, 자신의 지역에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한다는 뉴스를 들을때마다 천박한 자본주의에 치를 떨곤 한다. 인간은 약자를 배려하고 측은지심을 가지기에 동물과 다른 것 아닌가! 책 표지를 반 가르고 있는 두 어린이는 우리나라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책의 마지막에 철조망에 문을 만들고 서로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그래도 어린이에게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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