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to Atlantis 아틀란티스
이원삼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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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아틀란티스를 찾아 떠난 동생이 실종되고, 이번에는 엄마마저 아틀란티스를 찾기 위해 떠나고, 실종되었다. 동생과 엄마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식으로 사라졌다. 사고가 날 때마다 배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 세계 언론은 그저 실종 사건으로 이야기를 보도한다.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아틀란티스를 찾아가면서도 정말 있는 것인가? 인물들도 계속해서 질문을던지 듯. 독자인 나도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허상을 쫓는 것인가. 잃어버린 고향을 찾으려는 것일까? 확신하는 사람들과 부정하는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며, 망각의 저주에 함께 걸린 것처럼 갈팡질팡하게 된다. 아틀란티스를 기록한 책인 에르비브도 있고, 해리의 몸에 지도도 있다는데, 확신할 수 없다. 이런 불확실성에 몸을 싣고 바다로 나선다. 아틀란티스의 존재를 지우려는 나타스의 존재는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까? 같이 가는 동료들도 의심되고, 마주치는 사람마다 의심하며 읽어갔다. 말만 무성하고 진짜 있기는 한 건가!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접목해, 관측 가능한 것만 믿는 사람들에게 진실은 그 너머에 있다고 말하며, 그것을 믿는지 묻는다. 진실한 것이 존재하지만 우리의 감각으로는 그 실체를 볼 수 없다. 아틀란티스가 존재할지라도 볼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믿지 않는다. 볼 수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이런 이야기를 읽으니 정말 실재하는데, 내가 볼 수 없는 건가 의문을 가지게 된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이 나에게 그럴싸하듯. 이 책 또한 그럴싸하게 다가온다.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비슷한 논조로 카일이 한 번 더 독자들을 설득한다. 볼 수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이런 고민을 하며 주인공과 함께 아틀란티스를 찾는 마지막 여정에 몸을 실었다.


“많은 사람들이 영혼의 세계는 거대한 환상이라고들 말하죠.

하지만 그건 지극히 뇌의 한계에 갇혀 있는 사고예요.

그렇게만 생각하면 우리의 한계를 벗어난, 

더 생생한 현실을 알 수 없어요.

영혼의 세계는 현실을 초월하는 비현실적인 세계라서 

우리의 뇌로 이해할 수 없어요.

하지만 느낄 수는 있죠. 육감이라고 다들 들어봤죠?

우리가 분명 가지고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감각.”


“그건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과학은 인간이 만든 교육 수단에 불과해.

과학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설명을 해.

그 이외의 것들은 설명하지 못해.

결국 사람들로 하여금 눈에 보이는 것만 믿게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없다고 믿어버리게 만들지.”

P.113-11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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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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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단편소설의 매력인가. 자기소개도 없이 시작하는 이야기에, 오직 작가가 내미는 조각들만 순서대로 받아 가며, 인물을 그리고 상황을 추측해야 한다. 수많은 일상 중, 그 일부분을 떼어온 듯, 친숙하지만, 어느 부분을 떼어온 지 알 수 없어서 고개를 몇 번이나 갸웃거리며 읽어야 할 만큼 독단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낭창하고, 발랄해서 재잘거리는 사춘기 소녀들의 일상을 듣는 것처럼 자꾸만 귀를 기울이게 된다.

관계의 퍼즐을 하나하나 맞추며 작가를 쫓아가면 이야기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오고, 그 모습에 작가는 칭찬하듯, 깜짝 선물처럼 이야기의 마지막 조각을 쥐여준다. 시작은 명랑하고 생기발랄한 감성이었는데, 어쩌다 이런 결말이....? 잘 따라온 착한 아이에게 주는 선물 치고는 좀 많이 충격적인데, 어디서나 볼 수 없는 선물에 마음이 빼앗기는 심정이다. 충격을 받으며 마지막 조각을 끼워 넣고, 전체를 돌아보며 다시금 감탄을 내뱉었다. 오, 이것이 캐서린 맨스필드의 매력인가!

불친절한 전개 방식이 이렇게 설렐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하나부터 열까지, 미주알고주알 다 알려주는 친절한 이야기에 익숙해져 있어서, 무심하게 하나씩 툭 던져주는 이야기에 적응하긴 만만치 않았지만, 적응하는 과정마저 흥분되고, 적응하고 나니 얇은 책 두께에 야속해진다. 나 이제 이 불친절한 바다에 몸 맡길 준비를 다했는데...?

차 한 잔이 절실한 이야기이다. 내가 아니라 인물들이. 불안하고 심란한 순간, 따뜻한 온기와 포근한 향을 머금으며 심신의 안정을 찾고, 기분을 환기 시키듯. 모두에게 차 한 잔을 권해주고 싶다.

난 사람들이 여향가방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내용물로 채워진 뒤에 출발해서

던져지고 떠밀리고 떨어지고 분실되었다가 발견되고,

갑자기 반쯤 비워지거나 터질 듯이 꽉꽉 채워지고,

그러다 마침내 궁극의 짐꾼이 궁극의 열차에 던져 넣으며

덜컹덜컹 실려 가는....

P. 49

하여간 난 무언가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매달리는 사람들을 질색합니다.

떠난 것은 떠난 거예요. 다 끝났습니다.

그러니까 잊어버려요! 무시해요.

혹여 위로가 필요하면, 한번 잃어버린 것은

어차피 다시 되찾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독여요.

모든 것은 늘 새롭게 변합니다.

당신 곁을 떠나는 순간 변해요.

P.55

오, 홀로 숨어서, 누구를 방해하거나 누구에게 방해받지 않고,

원하는 만큼 머루를 수 있는 곳이 없을까?

이제라도-실컷 울 수 있는 곳이 이 세상에 한 군데도 없나?

P. 176

내 삶과 일반적인 죄수의 삶이 어떻게 다릅니까?

유일한 차이는, 나는 제 발로 감옥에 들어갔고

아무도 나를 꺼내주지 않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P.22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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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세이카 료겐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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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일. 살 에는 추위마저 잊게 만드는 불빛과 노래가 세상에 수 놓이는 날. 누군가의 탄신일을 핑계 삼아 연인과 함께,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연말을 장식하는 날. 별빛도, 노래도, 인적도 없는 다리 위에서 사신과 만난 아이바 준. 본인을 사신이라 소개한 여자가 수명을 달라 한다. 12월 25일. 살 에는 추위마저 잊게 만드는 불빛과 노래가 세상에 수 놓이는 날. 누군가의 탄신일을 핑계 삼아 연인과 함께,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연말을 장식하는 날. 별빛도, 노래도, 인적도 없는 다리 위에서 사신과 만난 아이바 준. 본인을 사신이라 소개한 여자가 수명을 달라 한다. 어차피 가치도 미련도 없는 생. 3년을 제외한 수명을 주고, 그 대가로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갖게 된다. 3년 후, 12월 25일이 끝나는 날 그는 죽을 것이다.

 

삶에 미련이 없이, 죽지 못하기에 흘러가는 시간을 인내하는 사람의 체념 어린 심정이 그대로 전해진다. 창창한 나이, 도전의 나이, 기회의 나이라 일컬어지는 20살 주인공의 마음을 읽고 있으면, 사회생활에 치이고 닳아버린 30대가 그려진다. 사회초년생보다는 사회포기생이 되어버린 그의 내면에 죽음이라는 나무가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과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보다 ‘3년의 시한부’로 만들어 준 것이 아이바 준에겐 더 달가운 이야기라는 것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이런 그에게 3년이라니. 길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확정된 죽음을 기다리며 1년의 시간을 버틴 아이바에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소녀의 소식이 들려온다. 그가 죽지 못했던 그 다리 위에서, 12월 25일 날 죽은 것이다. 다리를 찾아온 동급생들은 소녀의 죽음에 추모가 아닌 환호를 하고 있었다. 같은 12월 25일, 그와 다르게 뛰어내린 소녀의 죽음을 비웃는 이들에게 분노를 느낀다. 비웃음이 지나가고 적막함이 내려앉은 자리, 얼굴도 모르는 소녀가 느꼈을 소외에 동질감을 느끼고, 그 동질감의 대상이 죽었다는 사실에 상실감을 느낀다. 그가 죽으려던 그 자리, 그 시간에 죽었다는 공통점을 빌미 삼아 소녀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돌리기로 한다.

 

시간을 돌려 이치노세의 자살 현장을 덮치고 난 후,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갖지 못했던 아이바가 이치노세에게 돈으로 해 결해 보라고 제시하는 장면부터 탄식이 흘러나온다. 아무리 뇌가 굳었다지만, 읽는 독자마저 돌을 들게 만드는 행태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말인지 방구인지 모를 문장에 본인도 반성하고 이치노세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방해하기로 한다.

 

어떻게 방해하는가. 첫째, 현장을 덮친다. 둘째, 같이 논다. 참 심플해 보이지만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노린 것은 아니겠지만, 당장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감정을 희석하고 옅게 만들고, 즐거움을 되찾는 것. 그 하루하루를 쌓아가며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 내일을 단념하는 사람에게 미래를 그릴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 생판 모르는 타인과 함께 그 발판을 같이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당연히 어려움이 많았다. 계속해서 자살하는 이치노세와 포기하지 않는 아이바를 보는 것밖에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애석하다. 고작 중학생의 어린 소녀와 20살 청년인데,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말이 “죽지 마.” 와 “상관마요.”다. 아이바가 내뱉는 탄식에 공감하며 같이 이치노세에게 달려갔다.

 

그저 놀러 다니는 일상이다. 가끔씩 죽느냐 마느냐로 투닥거리긴 하지만... 그 속에서 웃는 둘의 모습에서 조금씩 싹트는 희망을 느끼며 페이지를 넘겨갔다. 옆에서 같이 평범한 일상을 만들어나가는 것. 그 과정 자체가 가지는 의의가 작가의 말과 어우러지며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선택을 잘못한 게 아니라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인생의 레일이 틀어져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선택을 잘하면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건 

게임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어떤 선택을 하든 비극으로 끝나는 인생도 있고

아예 선택지 자체가 없는 인생도 있다.

나는 그런 인생을 뽑은 것이다.

P. 13

 

같은 다리에서 자살을 꾀한 인간이 나 말고 또 있으며,

진짜로 행동에 옮겼다.

그렇게 해석한 순간, 놀랍게도 내 내면에서는

환희에 가까운 감정이 복받쳤다.

타인의 자살을 기뻐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건 나도 잘 안다.

그래도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억누를 수 없이 가슴이 뛰었다.

P. 44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면 그것만으로도

자신에게 가치가 생길 거라고 여겼다.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하고, 

자신의 내면을 갈고닦으려 하지 않던

나 같은 인간도 손쉽게 가치를 높이는 방법,

그것이 자기희생이라고 믿었다.

P. 140

 

나는 쭉 동경해왔다.

이런 나여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을.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을.

선택을 잘못한 게 아니라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인생의 레일이 틀어져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선택을 잘하면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건 게임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어떤 선택을 하든 비극으로 끝나는 인생도 있고 아예 선택지 자체가 없는 인생도 있다.

나는 그런 인생을 뽑은 것이다.

P. 13

같은 다리에서 자살을 꾀한 인간이 나 말고 또 있으며, 진짜로 행동에 옮겼다.

그렇게 해석한 순간, 놀랍게도 내 내면에서는 환희에 가까운 감정이 복받쳤다.

타인의 자살을 기뻐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건 나도 잘 안다.

그래도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억누를 수 없이 가슴이 뛰었다.

P. 44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면 그것만으로도 자신에게 가치가 생길 거라고 여겼다.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하고, 자신의 내면을 갈고닦으려 하지 않던

나 같은 인간도 손쉽게 가치를 높이는 방법,

그것이 자기희생이라고 믿었다.

P. 140

나는 쭉 동경해왔다.

이런 나여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을.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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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버튼 - 지금 불안하다면 바로 해소할 수 있는 50가지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태미 커크니스 지음, 강예진 옮김 / 인디고(글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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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불안과 걱정에 휩쓸려 힘들어했던 본인의 경험을 밝히며,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을 고심했고, 본인이 체득한 방법들을 <패닉 버튼> 속에 녹였다 말한다. 일상생활, 가족생활,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느낄 수 있는 불안과 걱정, 긴장의 상황에 대한 세부적으로 질문한다.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가이드를 제시하며 함께 이겨내 보자 손을 내밀어 준다. 분석적인 이야기만 읽다가 공감되는 이야기를 읽으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불안을 겪으면서도 살아가는 사람을 용감한 사람이라 칭하는 저자의 말에 위로와 응원을 받으며 페이지를 넘겼다.




불안, 걱정, 긴장과 같이 정신과 몸이 동시에 힘든 상황에서도 눈에 잘 들어올 수 있게, 왼쪽에는 문제의 상황을, 오른쪽에는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열되어 있다. 기본은 역시 숨쉬기이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에 긴장감을, 불안을, 걱정을 뱉어낸다. 그래도 해소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몸을 움직여보며, 상황을 찬찬히 뜯어본다. 글을 따라 읽으며 밑바닥에 매몰된 기분을 조금씩 일으키고, 몸을 움직이며 기분을 환기시켜본다.




다양한 항목들에 공감되는 질문도 있고, 아닌 질문도 있다. 그중에 머릿속으로 특정 상황이나 대화를 반복 재생하고 있는 상황이 나를 좀먹고 있어 바로 읽어보게 되었다. 주어진 문장을 따라 읽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며 자책과 후회하는 마음을 내려놓아보았다. 한 번에 떨쳐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전까지는 이 끔찍한 반복을 어떻게 끊을지 몰랐는데, 책 덕분에 좋은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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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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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파괴되는데, 내가 다 암담해서 에릭을 열렬히 응원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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