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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
이의선 지음 / 오늘의공상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나를 바꾸는 외부 요소를 변수Z로 하여, 그 변수 Z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나를 포함한 우리, 어른, 군대, 학교, 회사 등등 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짧게 말해준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을 적어 놓아서 그렇게 감흥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생이 마음에 안 든다는 어린이의 투정을 듣는 것 같았다. 어릴 때는 즐거웠던 학교가 감옥이 되고, 정답만을 강요하는 행태가 마음에 안 들고, 착한 사람은 호구다. 먹을 걸로 장난치는 사람이 용서가 안 되고, 담배 피는 사람들이 마음에 안 든다. 이 모든 건 돈이 문제고, 이런 사회를 만든 어른은 얼간이다. 나는 얼간이가 되지 않게 주의해야지. 너도 주의해! 하고 강요하는 느낌.
중간중간 불평이 아닌 자기반성도 섞여 있는데, 이것도 그저 그랬다. 학교, 어른, 회사가 고리타분하다고 하는데, 나는 왜 지은이가 더 고리타분하지?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과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 교통사고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건 당연하다 생각한다. 그런 단순한 논리를, 나 생각이 바뀌었어! 하고 적어 놓은 게 끝이다. 생각해 보니 지은이가 고리타분한 게 아니라 책이 고리타분한 것일지도. 이야기의 줄거리 10줄에 감상 1줄 적어 놓은 독후감 같았다. 그림까지 있으니 그림일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SNS에 떠도는 짤막한 사회 불평 글이라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나마 올바른 어른이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피울 수 있게 해줬다는 건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