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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ㅣ 책세상 세계문학 5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 / 2022년 2월
평점 :
가축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부, 알을 낳는 것도, 젖을 생산하는 것도, 밭을 가는 것도 동물들이 하는데 어째서 그 대가는 인간들이 가져가는가. 그래서 일어난 혁명. 더 이상 인간들의 노예로 살지 않겠다. 나의 희생을 남에게 뺏기지 않겠다는 동물들의 반격은 성공하고 인간이 사라진 동물 농장을 이룩한다. 자본주의의 부르주아가 사라지고 노동자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
다 같이 만들어갈 이상향을 설계하는 엘리트 집단은 돼지들로, 돼지들의 설계를 실현시켜 줄 노동자들은 돼지를 제외한 동물로 그려진다. 혁명의 초반이 그러했듯이 다 같이 힘을 모아 농장을 꾸려간다. 동물들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본인의 역량에 맞는 노동을 하는 이상적인 사회주의 덕분에 풍족한 결실을 얻는다. 일한 만큼의 결과에 다들 만족하는 와 중 리더 격이었던 스노볼이 사라지고 나폴레옹이 리더로 오른다. 그리고 이상향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작은 금이었던 것이 전체를 뒤덮는 과정은 이미 아는 이야기 임에도 경악스럽다. 동물들의 의견을 듣기위해 열리던 회의는 사라지고, 혁명을 기리기 위한 장소도 없앴다. 자랑스럽던 리더 스노볼은 교활한 배신자로 전락하고, 작은 일탈에도 동물을 처단한다. 개들을 이용해 공포심으로 동물들을 다스린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서서히 퍼지는 균열의 교활함에 감탄이 나왔다. 더불어 이렇게 이상하기 그지없는 상황에도 자신의 노동력을 갈아 넣는 복서를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찹찹해졌다.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독재로 넘어가는 과정이 공포물 그 자체였다.
인간을 위해 희생하기 싫어서 인간을 몰아냈건만 이번에는 돼지들을 위해 희생하는 이야기를 읽으며, 교활한 리더에 대한 분노만큼 순종적이고 안일한 군상에 대한 분노도 크게 일었다. 물론 사리사욕 챙기는 리더가 제일 나쁜 놈이지만 의로운 리더가 없는 세상에 무관심한 군상 또한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도 말하고 있다. 어렵지만 언제나 깨어있을 것. 어려워도 배우는 것을 포기하지 말 것. 기계처럼 생각 없이 외치지 말 것.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