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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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조이 델라니의 실종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델라니가(家)의 4남매는 엄마가 실종된 이유로 아빠, 스탠 델라니를 의심한다. 퉁명스럽지만 분명 엄마를 사랑하는 아빠, 그런 아빠가 어째서 엄마를 실종시킨 범인이 되어가는 지 4남매의 회상과 이야기를 통해 그려간다. 테니스 선수였던 엄마와 아빠를 따라 4남매도 테니스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정상에는 설 만한 실력은 없었기에 테니스를 관뒀다. 이것저것 도전하는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에이미, 대학교 시간 강사 로건, 시원한 성격의 트로이, 점잖은 막내 부룩에겐 테니스란 복잡한 공통의 서사였다. 델라니가(家)의 테니스 교실에서 불화와 유대, 미움과 사랑이 가득한 곳으로 인생의 기반이었다. 그런 기반 속 제대로 돌보지 못한 조각이 오늘 날 그들의 인생을 흔들고 있었다. 엄마의 실종을 통해.


‘같은 사건을 겪었어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 사건을 다르게 기억한다’는 당연한 말을 이렇게 섬세하게 적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6식구의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자랑스러워야할 테니스가 불화의 씨앗이 되어가는 과정을 외줄타기 하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읽어갔다. 유망 선수를 발굴 했지만 버림받고 은퇴한 아빠, 그 유망선수에게 아빠의 사랑을 빼앗긴 남매들, 테니스만 아는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느라 본인의 삶은 뒷전이었던 아내. 이야기는 실버세대의 황혼이혼을 떠올릴 만한 사소하고, 뻔한 불화처럼 시작하지만 자잘하게 깔아 놓은 복선들이 회수 장면은 놀라웠다. 섬세한 심리에 심취해 있다가 갑자기 훅 들어온 복선에 다시 읽고 싶은 부분이 많아지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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