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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죽음에 맞서는 진실에 대한 열정!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북아프리카의 알제에서 일하는 프랑스인 뫼르소는 마랑고의 양로원으로부터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양로원을 찾아간 뫼르소는 1년 넘게 만난 적 없는 어머니의 주검을 보지 않은 채 장례를 치른다.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장례를 치르는 뫼르소는 그들의 침묵에 괴롭다고 서술을 한다. 이어지는 뫼르소의 서술을 읽노라면 ‘어머니가 맞기는 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커피와 담배로 시간을 때우며, 어머니의 죽음만 아니었으면 산책하기 좋은 풍경이라는 감상은 아쉬움마저 느껴졌다. 불편해 보이는 시간을 보낸 뫼르소는 다음날 또다시 커피를 마시며, 커피 맛에 감탄한다. 진짜 어머니 장례를 보내는 사람이 맞는가. 고인과의 추억은 하나도 곱씹지 않는 뫼르소가 매장을 마치고 알제에 돌아와 한 생각은 드디어 푹 잘 수 있다는 기쁨이었다. 그 다음날 잠에서 깬 뫼르소는 여자친구와 수영을 하고 영화를 보고, 관계를 맺는다. 그 다음날은 뫼르소가 좋아하지 않는 일요일. 일요일은 억지로 보낸 뫼르소는 드디어 어머니의 장례식이 완전히 끝났다는 홀가분함이 느껴지는 서술을 한다. 그리고 햇빛이 강한 일요일 뫼르소는 살인을 저지른다.
당시 프랑스인이 아랍인을 죽인 것이 큰 화제가 되지 못하는 사회임에도 뫼르소의 장례 태도로 말미암아 사형을 선고받기에 이른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못한 것이 뫼르소의 죄라고 세상은 말한다. 사형선고를 받은 뫼르소에게 사제가 찾아와 인간의 본질을 규정하고 강요하자 뫼르소는 그러한 독단을 거부한다. 부모가 죽으면 울어야 하는 걸 누가 결정하는가? 신을 믿는 걸 누가 결정하는가? 그제야 이때까지 느껴온 불편함에서 해방감을 얻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특권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어머니를 이해했고. 본인은 옳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의 증오와 함성을 맞기를 바라게 된다. 본질이라는 인간의 삶을 규정한 사회에 나의 삶(실존)을 깨달은 뫼르소는 공동체의 세상에 초대받지 못한 이방인으로 쫓겨나지만 그는 그것이 기쁜 듯하다. 누가 죽든 아름다운 풍경을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이라 표현하며 행복해하는 뫼르소의 이야기를 통해 실존주의를 맛 볼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