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 벽 뒤의 남자
윌 엘즈워스-존스 지음, 이연식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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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과 동시에 반파되었던 <풍선과 소녀>가 3년 후인 2021년 9월 다시 한 번 소더비 경매에 오른다. 16억에 낙찰되었던 <풍선과 소녀>가 절반이 파쇄 되어 <사랑은 쓰레기통속에>라는 이름으로 300억에 낙찰되었다.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가. 뱅크시의 이러한 기행과 그에 열광하는 대중을 이해해보고자 <뱅크시: 벽 뒤의 남자>를 읽게 되었다.


현대 미술의 이단아 취급을 받는 뱅크시는 그래피티 아트의 세계에서도 환영받는 인물이 아니었다. 대중을 향한 메시지와 스텐실을 이용한 작업방식은 순수 그래피티광들이 보기에 그래피티가 아니었으며, 그래피티 라이터의 황금률을 무시하는 안하무인한 태도까지 보인다. 긴 해설이 필요 없는 직관적인 내용과 코드 해독을 하지 않아도 되는 포용적인 그림이 현대미술과 그래피티 세계에서 환영받지 못 한다는 사실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현대미술과 그래피티에서 외면당하는 뱅크시의 속성을 알수록 대중들이 왜 뱅크시에 열광하는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이해하기 쉬운 그림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뱅크시가 그래피티를 선보이는 방식 또한 독특하다. 전시를 허락받지도 않은 갤러리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18세기 풍경화에 전시된 갤러리에서 적당한 벽을 찾아 재빠르게 작업을 하고 사라지고, 대영박물에 몰래 작업한 선사시대 인간을 묘사 한 자신의 그림을 찾는 보물찾기도 실행한다. 박물관 측에서 서둘러 치워버리는 바람에 아무도 찾지 못했지만, 뱅크시의 대담한 행동은 현대미술의 파괴자라 불릴만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제는 이 무법자가 무엇을 그릴지. 다음엔 무슨 일을 할지 점점 궁금해져 갔다.



이렇게 명성을 쌓아 벌어들인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기도 하고, 난민들을 위해 자금을 지원해 주는 등. 본인의 철학을 실천한다.


이야기가 2018년 <풍선과 소녀>의 파쇄 사건을 이야기 할 때쯤 되니, 모든 것을 본인이 통제해야하고, 외부발설에 엄격한, 편집증, 외골수의 뱅크시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영심 가득한 미술계를 비판하고자 했던 그는 비판하고자 했던 형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며, 대중의 열광을 한 몸에 받는 이 인물의 정체를 대중은 모른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러한 현상에 동화되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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