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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유은정 지음 / 성안당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아는 만큼 보인다.”,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고, 새로운 것, 모르는 것을 배우는 이유이다. 배워도 배워도 매초 새로운 것들이 끝없이 쏟아지는 삶에 뭘 배울까 고르고, 배우며 지내다 보니 어느새 너덜너덜해진 내 마음이 내 몸도 갉아 먹고 있었다. 좁쌀만 했던 구멍이 어느새 나를 삼킬만한 큰 구덩이가 된 것일까. 나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인간관계로 상처받았기에 세상과 단절하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큰 구멍이 더 이상 커지지는 않았지만 작아지지도 않았다. 무엇을 더 해야 할지 알 수 없던 그때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환자들의 일화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사회인들이라면 경험하고 생각해 봤을 법한 심리적 고민을 다루고 있다. 잘 지내고 싶어 잘해줬더니 호구가 되어있고, 남들처럼 번듯하지 못한 나는 폐기처분이 되길 기다리는 불량품이고, 과거의 불쾌한 일화를 계속 떠올리는 내가 좀스럽고 못나 보인다. 네가 예민하다, 약하다 말하며, 강한 정신력을 갖추라는 세상의 가스라이팅에 침몰되어버린 사회인들에게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가 예민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너무한 거라고, 우리는 심리적 경계선을 분명히 하는, 현명한 개인주의자가 되어야한다고 말하며 그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특히 2030세대에 대한 언급이 많아서 거의 모든 챕터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라떼는 말이야” 라는 말로 시작하여 우리의 노력을 평가절하 하는 부모님 세대의 말에, 젠더 감수성이 높은 우리를 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에 상처받은 마음에 이해하고 공감을 던져주는 저자 덕분에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단지 고충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말을 책장 너머로 느낄 수 있었다.
심리적 경계선에 대해 인식하니 이제껏 짓밟혀 왔던 나의 경계선이 눈에 들어왔다. 스스로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책에서 알려준 많은 이야기들을 토대로 나의 경계선을 정하고 지켜나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