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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ㅣ LL 시리즈
지넨 미키토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8월
평점 :
황금가지 출판사에 새롭게 나온 LL시리즈 중에 한 도서이다. 책을 받자마자 일단 표지가 너무 예뻤는데 자세히 보면은 검은 고양이 부분에만 코팅이 되어 있다. 장르는 판타지 미스터리. 제목이나 표지의 디자인 등을 봐서 고양이와 함께 벌어지는 귀엽고 소소한 이야기!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추리요소가 있어서 첫번째 에피소드 이후로는 책장 넘기기가 무섭게 쑥쑥 읽어나갔다.
줄거리는 책 뒤표지에 나오는 요약만 읽어보아도 스포일러 없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히 좋았던 감상 포인트를 쓰자면 이렇다. 앞으로 읽으려는 분들의 책의 재미를 위해 큰 스포일러가 되지않는 범위에서만 이야기를 해보겠다.
1. '나'의 변화와 귀여움
화자가 되는 '나'는 원래는 영적존재이나 지상에 임무를 받고 파견나온 존재이다.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작가가 고양이를 좋아하는지 깨알같은 묘사들이 정말 생생하다. '고양이 발젤리' 라는 묘사를 몇번이나 읽었는지 모르겠다. 물을 싫어하거나, '식빵자세' 라거나 고양이를 키우거나 좋아하시는 분들은 알만한 묘사가 자주 나타나면서 꽤 귀엽다. 원래 영적존재라서 인간에 대한 싸한 태도를 지니고 있던 '나' 가 고양이육체에 갇혀서 어떻게 고양이스러워 지는지...! 나중에는 어떻게 바뀌는지 따라가며 읽다보니 소소하게 웃기는 부분이 있었다. '나' 말고 또 다른 지상으로 먼저 내려온 영적존재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포인트다.
2. 판타지 미스터리
책 뒤부분에 소개를 보면 '그리고 지박령이 되어버린 그들의 미련은 한 제약회사를 향하고 있었다.' 라는 부분이 나온다. 처음에 읽기전에는 왜 제약회사가 나오지? 하면서 그다지 장르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는 꽤 재미있었다. 사건의 요소자체는 현실적인 성격이 짙은데 해결법이 판타지여서 판타지장르라고 인식했다. 그렇다고 구멍이 슝슝 뚤릴 정도로 사건간의 유기적인 결합이 부족하지도 않았다. 나중에는 가볍게 앞에서 언급된 내용이 열심히 생각해서 뿌려둔 떡밥이라고 깨닫게된다. '판타지 미스터리' 로서 휼륭했다.
3. 미련
'나' 의 일이 생에 미련을 가져 지박령이 되어버린 혼령을 성불시키는 일이라 여러가지 미련이 등장한다.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문제, 스스로 느낀 삶의 가치, 미련만큼 그것을 해소하는 법도 다양하다. 중반정도에 '나'의 생각 중, 처음부터 목적이 주어진 자신들에 비해 인간은 짧은 생애 안에서 그것을 찾아내야한다는 부분이 있는데 읽으면서 마음이 찡했다. 가볍게 읽은 소설이지만 내가 갑자기 사고를 당하거나 죽는다면 어떤식의 '미련'을 가지게 될까하고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구절이었다.
가볍고 재미있고 읽기에 부담스럽지않으면서 따스하다 LL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이정도로 재미있다면 한번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평단 선정으로 좋은 책을 읽게해준 기회를 준 황금가지 출판사에 감사합니다. LL시리즈로 앞으로도 좋은책 많이 내주시기를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