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혐시대의 책읽기
김욱 지음 / 개마고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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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척 세서 저자의 논지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질렀습니다. 평소 독서에 어느정도 취향을 갖고있는 분이라면 저자의 주장에 공감할 여지가 있으나, ‘책을 읽고자 하는‘분에게는 상당히 강압적이고 단정적인 주장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말하는 요지는 분명하여 재미없는 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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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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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에 창비 독서모임인 책읽는당 활동을 하면서 국내소설을 한권 사 읽었다. 소개만 보고도 재미있을 것 같아 구매한 그 책은 '피프티 피플' 50명 하나하나가 주인공이라는 소개를 보고 혹했던 것 같다. 읽어보니 사람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짧으면서도 따스하고 정말 좋았다. 그 후 이름을 기억해놓은 정세랑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서평단 신청을 하고 소책자를 받은지는 꽤 되었는데 도통 읽을 시간이 없었다. 두 번을 읽고 이 글을 쓴다. 책에 수록된 단편 둘 중 하나를 보내준다고 했는데 내가 받은 것은 이번에 나오는 책의 제목이기도 한 '옥상에서 만나요.' 였다. 책의 제목인만큼 가장 대표하는 작품을 접하는 것 같아 설레였다. '옥상'하면 사람마다 떠오르는 게 다르겠지만 최근 뉴스에서 본 일 등 우울한 일이 많았기에 펼쳐보기 전에 우려를 했다. 무겁고 음울한 한국 소설 내용이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처음 접한 작가의 작품색과 많이 다르다면 실망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었다. 다 읽어본 감상은 우려와 다르게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보건교사 안은경에서 보인 유머와 판타지를 잘 섞은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간단히 내용은 이렇다. 혹독한 취업란 속에서 취업하여 일을 하고 있는 '나'는 회사의 접대문화와 혹독한 삶에 진절머리가 난다. 친한 언니들이 줄줄히 결혼하는 것을 보고 비법을 묻는데, 옥상에서 어떤 오컬트행위를 하는 법을 알려준다. '나'는 알려준데로 회사의 옥상에 올라가 오컬트행위를 한다. 그리고...
이후에 벌어지는 일이 예상치 못한 방향이 되는 것이 놀랍고 즐거웠다. 구질구질한 일상에서의 '탈출'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발랄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부분이 감명깊었다. 분명히 오컬트행위도 그 후에 벌어지는 일도 판타지스러운데 전개자체는 발을 땅에 딛고 있는 듯한 현실감이 넘친다. 책장을 딱 덮고나면 제목을 다시 곱씹어보는 것도, 처음 읽으면 당황스러운 첫소절을 다시 펼쳐보게 되는 것도 인상깊었다. 첫소절은 이렇다.
'63빌딩과 남산타워와 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삼각형의 꼭짓점에 서 있어도 전혀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너라면 알겠지. 너라면 가장 잘 알거야.'
느닷없이 소설을 읽고 있는 '나'를 지목하면서 말하는 재기발랄함이 당황스러웠었다. 그만큼 이 소설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까하고. 소설집에 있는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정세랑 작가의 글이 참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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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페미니즘
코트니 서머스 외 지음, 켈리 젠슨 엮음, 박다솜 옮김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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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페미니즘
지은이: 44인의 사람들
출판사: 창비

책의 첫인상은 표지이다. 일단 책표지 뒤의 소개글을 보자. 워싱턴 포스트, 시카고 트리뷴, 밀워키 저널 센티널, 로어노크 타임스. <<미국 학교도서관저널 선정 2017년 최고의 책!>> 사실 무슨 상을 받았다든지 어디서 선정된 책이다라는 점은 읽을 책을 고를 때에 영향을 끼치지, 책의 개인적 평가까지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이번 소개글을 언급한건 이 책이 재미있는 책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서 였다.

그 이유로는 첫째, 이 책은 쉽다. 지은이가 44인의 사람들로 되어 있는데 말 그대로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주 바탕으로 쓴 글이라 가볍게 챕터별로 읽기 쉽다. 페미니즘의 역사, 이론에 관한 내용은 일부 언급은 있을지 몰라도 주 내용이 아니다. 둘째, 챕터별로 구성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차례를 살펴보면 총 7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사람이 '페미니즘'에 관해 쓴 에세이라 자칫하면 중구난방으로 난잡할 수 있었는데, 각 주제별로 에세이를 잘 묶은 것 같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페미니즘의 이론이며 역사를 깊이 다루는 책이 아니기에 자칫하면 '그래서 페미니즘이 뭐라는 거야? 어쩌라는 거야?' 싶은 사람들한테 흥미가 가는 챕터부터 읽어보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 몸과마음, 젠더, 문화와 대중문화, 관계 등등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자신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주제들이다. 셋째, 중간중간 에세이 사이에 쉬어가는 페이지가 알차다. 페미니즘과 관련된 음악목록이라든지, 꼭 읽어봐야할 책, FAQ 등등이 잘 정리되어 있어 유익하게 느껴졌다. 해당 책들은 국내에도 나와 있으니 찾아보면 좋을 듯 하다. 누구나 쉽게 읽고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는게 이 책의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인상이 많이 남았던 부분을 꼽아본다.일단 서양의 작가들이 많다보니 인종에 관한 문제도 섞여 나온다. 예전에 번역되서 나온 서양의 페미니즘 책을 읽었는데 공감이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외국인 인종에 대한 차별이 있지만, 별로 없는 것처럼 눈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다보니 체감이 어렵다고 할까. 이 책에서도 '흑인' '여성' 이라는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도 이번 책은 꽤 괜찮았던게, 위에서 말했듯 커다란 카테고리 범위 안에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슬람 종교를 가진 여성이 이야기하는 '페미니즘'에 관해 읽어보면 사람마다 페미니즘에 정의를 달리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절감하게 했다. 만약 자신이 어떠한 특정한 고정관념으로 ㅡ그게 좋든 나쁘든ㅡ, 페미니즘을 생각하고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볼 책인 것 같다.

책을 읽다가 도중에 '소설 속 인물에 대해 느끼는 호감과 비호감의 조건이 인물의 성별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는가? 만일 그렇다면, 정확히 어떻게 그러한가?' 하는 질문을 읽고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아무래도 소설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많이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사고 읽은 이야기에서 여성캐릭터가 매력적인 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게 비중이 적어서 였는지 정말로 많지 않았을지 앞으로는 책을 읽으면서 한번쯤 생각해보려고 한다.

좋은 책에 서평을 쓸 기회를 준 창비출판사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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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이 바꾼 세계사 - 대량해고, 불황, 빈곤은 세상을 어떻게 움직였을까?
도현신 지음 / 서해문집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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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대학교에 다녔을 때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책이 유행했었다. 그 후 몇년 뒤에는 청년(안타깝게도 이 개념에 여성이 포함되지 않거나 희미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은 최근이다.)들은 아프고 싶지 않다며 기존에 나오던 힐링도서들을 비판하는 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개인이 노력하여도 사회 환경이 따라주지 않으면 경제활동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즉 취업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업이 바꾼 세계사' 이 책을 본 건 자주 다니는 내가 좋아하는 동네서점에서였는데, 세계사코너에 놓여 있었다. 부제는 '대량해고, 불황, 빈곤은 세상을 어떻게 움직였을까?' 이다. 제목과 부제가 흥미를 끌어당기고 딱 요즘 나올 책 같다며 감탄했는데, 운좋게도 출판사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읽게 되었다. 세계사 책이지만 어렵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구성을 보면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하여 IMF까지 과거부터 현재까지 세계에서 벌어진 다양한 실업에 관해 다루었다. 총 14챕터이다. 제목에 들어간 '실업'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현대적인 느낌때문에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조금 해맸었다. 아무래도 봉건주의 시대나 과거에 '고용'에 대한 느낌이 잘 오지 않아서 였던 것 같은데, 차례차례 읽어보면서 내용을 파악한 결과 과거나 현재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부를 가진 사람은 부를 더 축적하고자 하고, 그 이기심에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 지는 상황이 현실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러다이트 운동이라든지 미국 세계대공황 챕터도 재미있었지만 가장 기억 남는  챕터는 영국의 인클로저 운동이었다. 각 챕터를 시작할 때 저자가 최근 사연을 곁들여서 설명을 해주며 시작하는데 이 챕터의 시작 첫 문장은 이렇다.

"오늘날 전 세계애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언어는 단연 영어다."

  이 챕터를 다 읽고나면 왜 저 문장이 나왔는지 알 수 있다. 인클로저 운동이라는 것은 곡물을 기르는 농장을 양떼를 기르는 초원으로 바꾸는 것으로, 당시 영국은 양털과 양털을 가공하며 만든 모직물로 수익을 많이 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양털이 많이 필요해짐에 따라서 농지를 없앴고, 일자리를 잃은 농부들을 강제로 해외로 이주시켰다. 타지로 이주한 농민이나 빈민등 하류계층이 정착하여 후일 전세계에 영어가 퍼지게 되었고, 또 영국에 우방이 되어서 도움을 주었다는 설명을 읽고 정말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생각했다. 역사책을 읽을 때는 꼭 선한 의도로 행한것이 선한 결과를 낳거나, 악한 의도로 행한 것이 의외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매번 실감하게 된다. 역사책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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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1
배명은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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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출판사:황금가지 / 총 325페이지


*간단한 소개만있으며 작품감상에 중요한 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출판사 황금가지에서 운영하는 '브릿G' 라는 플랫폼에서 연재된 공포단편들이 한 권으로 묶여서 출간되었다. '브릿G'는 올해 초부터 운영된 플랫폼인데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사이트여서 처음에 알고는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나는 잘 이용하지 않지만 온자인 연재처로 '조아라' 나, 무협,판타지소설은 문피아 등이 유명한 것은 알고 있다. 만화나 로맨스 등으로 카카오페이지도 강세인 것 같다. 어쨌든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라고는 하나 어떤 식으로 플랫폼을 살릴지 궁금했었는데 단편집을 낸다고 하니까 어떤풍의 작품이 게재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 책의 안쪽을 살펴보면 각 작가의 닉네임과 함께 작가가 '브릿G'에 올린 다른 작품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홍보로는 매우 적절한 구성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책을 덮고 몇몇 작가는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책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일단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다. 그 동안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 하면은 사실 첫 보고 '아 재미있어보인다' 싶은 표지는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디자인부터 확 시선을 끈다. 색배합도 그렇고 책 자체도 깔끔한 느낌이다. 총 열편으로 된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고, '브릿G'에 게재된 리뷰도 일부 수록되어 있다. 이 감상문을 쓰기 위해서 리뷰는 읽지 않았는데 나중에 읽어볼 생각이다. 표지에 있는 그림들은 하나하나 단편의 내용을 그림으로 담은 것이다. 읽기 전에는 감이 잘 오지 않는데 다 읽고 나면 정말로 작품을 재미있게 읽고 고심해서 디자인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총 열 편이나 되는 단편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는데 일단 부담이 없었다. 내용이 짧기도 했고 그다지 읽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으면서 재미있어서 오랜만에 읽을 단편들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게 아쉽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장르는 '공포'가 기본 축이기는 하지만 판타지, SF, 미스터리 등등을 아우른다. 내용도 다양하지만 사람들마다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 취향이 갈릴 것도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편 하나만 꼽는다면, '증명된 사실'이라는 단편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이 지구 위에서 죽고 또 죽어왔지만, 
이 세상은 유령으로 가득 차 있지 않다.
그 많은 유령은 다들 어디에 있는가?"

이 책의 뒷표지에 있는 소개글 중 '증명된 사실'의 한 문장이다. 이 단편은 공포말고도 다른 장르로 분류하자면 SF일 것이다. 내용은 사람이 죽은 후에 어떻게 되는지 '사후세계'에 관한 연구를 하는 주인공이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 이야기인데, 이 단편집 하나하나가 다 읽고 나서 멍한 느낌이 있었지만 그 중 최고였다. 공포를 불러 있으키는 여러 요소 중 미지에 대한 공포를 가장 잘 이용한 공포물같았다. 만약 영상으로 만들어졌다면 공포를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논리의 영역으로 미지의 어떤 것을 설명한다는 내용부터가 미심쩍었지만 다 읽을 즈음에는 필력에 빨려들어서 '증명된 사실' 에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에 느낀 강렬한 감정하며, 다양한 생각이 드는 단편이었다. 가장 좋았다고 추천하고 싶다. 
  이 외에도 수록되어 있는 단편들이 전부 재미있었는데 한 명이 쓴 단편집과는 느낌이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소재와 느낌들이 있고, 딱 지금 2017년에 살고 있는 사람이 읽어서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맛깔나는 호러단편 소설집. 한편한편 읽고나서는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집.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고 미루고 미루었던 '브릿G'도 가입했다.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었을 때는 고루할까 걱정했으나 올해 읽은 단편집 중 가장 좋았던 책 후보로 남겨놔도 될 듯 하다. 좋은 기회를 준 황금가지 출판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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