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이 바꾼 세계사 - 대량해고, 불황, 빈곤은 세상을 어떻게 움직였을까?
도현신 지음 / 서해문집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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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대학교에 다녔을 때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책이 유행했었다. 그 후 몇년 뒤에는 청년(안타깝게도 이 개념에 여성이 포함되지 않거나 희미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은 최근이다.)들은 아프고 싶지 않다며 기존에 나오던 힐링도서들을 비판하는 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개인이 노력하여도 사회 환경이 따라주지 않으면 경제활동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즉 취업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업이 바꾼 세계사' 이 책을 본 건 자주 다니는 내가 좋아하는 동네서점에서였는데, 세계사코너에 놓여 있었다. 부제는 '대량해고, 불황, 빈곤은 세상을 어떻게 움직였을까?' 이다. 제목과 부제가 흥미를 끌어당기고 딱 요즘 나올 책 같다며 감탄했는데, 운좋게도 출판사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읽게 되었다. 세계사 책이지만 어렵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구성을 보면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하여 IMF까지 과거부터 현재까지 세계에서 벌어진 다양한 실업에 관해 다루었다. 총 14챕터이다. 제목에 들어간 '실업'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현대적인 느낌때문에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조금 해맸었다. 아무래도 봉건주의 시대나 과거에 '고용'에 대한 느낌이 잘 오지 않아서 였던 것 같은데, 차례차례 읽어보면서 내용을 파악한 결과 과거나 현재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부를 가진 사람은 부를 더 축적하고자 하고, 그 이기심에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 지는 상황이 현실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러다이트 운동이라든지 미국 세계대공황 챕터도 재미있었지만 가장 기억 남는  챕터는 영국의 인클로저 운동이었다. 각 챕터를 시작할 때 저자가 최근 사연을 곁들여서 설명을 해주며 시작하는데 이 챕터의 시작 첫 문장은 이렇다.

"오늘날 전 세계애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언어는 단연 영어다."

  이 챕터를 다 읽고나면 왜 저 문장이 나왔는지 알 수 있다. 인클로저 운동이라는 것은 곡물을 기르는 농장을 양떼를 기르는 초원으로 바꾸는 것으로, 당시 영국은 양털과 양털을 가공하며 만든 모직물로 수익을 많이 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양털이 많이 필요해짐에 따라서 농지를 없앴고, 일자리를 잃은 농부들을 강제로 해외로 이주시켰다. 타지로 이주한 농민이나 빈민등 하류계층이 정착하여 후일 전세계에 영어가 퍼지게 되었고, 또 영국에 우방이 되어서 도움을 주었다는 설명을 읽고 정말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생각했다. 역사책을 읽을 때는 꼭 선한 의도로 행한것이 선한 결과를 낳거나, 악한 의도로 행한 것이 의외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매번 실감하게 된다. 역사책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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