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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탑
전아리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5월
평점 :
전아리 작가는 이번에 <즐거운 장난> 단편집과
<시계탑> 장편소설이 함께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시계탑>을 더 재미있게 읽었다.
아무래도 작가의 나이와 더 근접하고 그 나이대의 마음을
잘 읽어내니까 리얼한 느낌들이 글로 나온것 아닐까 생각된다.
차례가 "11세, 13세, 15세, 17세, 19세" 나이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이 들면서 변화되는 주인공 연이의 심경변화가 잘 표현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녀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한 듯한 느낌이다.
HOT와 젝스키스로 팽팽히 싸우던 소녀시절을 보냈는데 ;;
이 책 속에서는 쥬만지 라는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고,
주인공 연이가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하다.
쥬만지의 콘서트를 가기 위해 돈을 모으고, 팬클럽을 가입하고.;;
연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소녀시절을 추억하게 한다.
글을 참 맛깔나게 잘 써서 몰입이 참 잘 되는 소설이었다.
작가에게는 첫 장편소설집이라 조금은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장편소설이지만 생각보다 짧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
첫 술에 배부를수는 없듯이,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기억에 남았던 문장들도 참 많은데... 많지만 다 적어보려고 한다. ^^;;;;
갖고 싶은 것을 갖지 않는 것은 멍청한 일이다. <p.7>
병욱도 함께 여행을 떠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나를
부러워할 사람이 없어진다. 녀석이 여행담을 기대하며
쓸쓸히 나를 기다리고 있어야지만 조금이라도 돌아오고픈
마음이 생길 것이 아닌가. <p.22>
무언가를 갖는 것보다 어려운게 버리는 것이다. <p.28>
갖고 있었던 것을 함부로 내다버리게 되면 버려진 것들로부터
각종 저주를 받게 된다.
아까움, 심심함, 외로움, 그리움 등이 그 예다. <p.28>
사람의 마음에 자국을 남기고도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수 있는
여유. 진정한 뻔뻔스러움은 무지에서 비롯된다. <p.71>
난, 남들보다는 좀 특별한 줄 알았거든. <p.96>
원하지만 결코 갖지 못할것에 대한 미련을 빨리 버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지금 내게 그것이 없고 앞으로도 또한 없을
것임을 편히 인정하는 것이다. <p.114>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상처를 주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내가 상대방에게 의미
있는 존재여야 하는데, 그 의미가 버려지는 것을 감수할 만한
용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p.136>
내가 가진 지도를 마지막 땔깜으로 태웠을 때, 비로소 진짜
여행이 시작되었다. <p.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