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낯선 도시에서, 여행자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의식을 치리는 것 같습니다. 그 친구처럼 청바지를 사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나처럼 서점에 들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  이곳에도 프란츠 카프카와 알베르 카뮈를 읽는 사람이 있고 연말이면 달력과 수첩을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위안이 됩니다 몇 년 전 들른 이스탄불의 서점에서는 이탈리아 여자처럼 화려한 머리를 한 여자가 아이와 함께 동화책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그런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그곳이 어디인지 나는 금세 잊어버리고 맙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p.82 ~ p.83>
 

  외국에 가게 되면 꼭 하는일이 서점과 시장에 들르는 것이다. (물론 패키지 여행을 갔을때는 하고 싶어도 못하지만.. ㅠㅠ 자유여행을 하면 꼭 간다!!) 서점과 시장에 가면 정말 시간 가는줄 모르고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나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82페이지와 83페이지를 읽으면서 절대 공감하고 말았다. 서점이나 시장만큼 그 나라의 느낌을 잘 표현하는 곳도 없는것 같다. 굳이 외국이 아니더라도 난 서울의 어떠한 곳을 가게 되더라도 서점이 있는 동네를 선호한다. 홍대는 지하철과 연결된 건물의 입구에 바로 서점이 있어 좋아하고 (근처에 아담하게 이쁜 CD가게도 있어서 좋다.), 종각역에는 역 근처에 서점이 2개나 있어서 좋아하고, 내가 자주 가는 동네에는 모두 특징적으로 다 서점이 있다. ㅋㅋ
  내가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온 이유도 알고 보면 근처에 도서관과 서점이 있고, 집 앞에 공항버스 리무진 정류장이 있다는 이유로 이 집을 선택했고 이사를 했다. 이런 이유를 말해주면 사람들은 웃는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단순하지만 나에게는 중요한 이사의 이유였다. 
  나는 이 책의 저자인 김영하 작가를 <퀴즈쇼>라는 장편소설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라는 소설집에 '퀴즈쇼'라는 동일한 제목의 단편이 실려있다. 이 소설집에 13개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지만 그래서 유독 '퀴즈쇼'라는 단편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우리는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퀴즈쇼' 단편에 그러한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다. '조은이'라는 여자는 어린시절 불의의 사고로 부모님과 남동생을 잃게 되고, 유산으로 성인이 되어도 취직에 걱정이 없을 만큼의 돈을 받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은 가족을 모두 잃어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는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되고, 먹고살 걱정은 없이 쓰기만 하면 되니까 좋지 않겠냐고 생각들을 한다. 
  <퀴즈쇼>라는 장편에서는 우울한 젊음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면, '퀴즈쇼' 단편에서는 남들보다 많이 가지긴 했지만 그래도 우울한 젊음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 행복은 많이 가진것과 가지지 못한 것의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그 무엇의 기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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