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그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삽질 1회 = 빵 1 그램. 이 공식이 웃기게 보이는가? 그치만 이 공식의 문장이 이 책속에서의 고통과 아픔과 배고픔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된다.
  <숨그네>라는 소설은 2009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다. 지금까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을 몇 개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읽었던 대부분의 작품이 조금 어렵거나 난해해서 읽는 동안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었다.  그치만 이 책은 다르다. 
  이 책은 루마니아에서 독일 소련강제수용소로 이송된 17살 독일소년의 수용소에서의 이야기인데, 17살 소년의 시점에서 풀어가는 수용소이야기라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읽는 내내 너무 슬펐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작은 지루해'라는 나만의 공식을 깨뜨린 책이다. 
  우리나라도 역사속에서 많은 아픔들이 있는데 시대차이로 인해 내가 모르는 부분들의 내용도 아직까지 많이 있고.. 그러한 시대적 아픔이나 사건들을 책속에서 많이 배우고 알게 된다. 세계 곳곳에 그러한 아픔들이 많이 있을텐데 이 책을 통해서 루마니아의 숨겨진 아픔과 역사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시멘트는 흩어지고, 자기는 헤프면서 우리에게는 더할 수 없어 인색하다. 우리는 시멘트가 원하는 대로 산다.
<숨그네 p.42>

  볼 사람은 없었지만 나 자신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울 이유를 너무 많이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속 다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추워서 눈물이 나는 거라고 나 자신을 타일렀다.
<숨그네 p.87~p.88>

  일찍 뜬 달 속에 어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어머니의 턱 아래로 하나, 오른뺨 뒤로 하나, 구름 베개가 밀고 들어가더니 다시 왼뺨으로 밀려 나왔다. 나는 달에게 물었다. 우리 어머니가 어느새 그렇게 약해지셨나. 어머니가 아프신가. 집은 그대로 있을까. 어머니는 아직 거기에 사실까, 아니면 어머니도 수용소로 가셨을까. 아직 살아 계시기는 한가.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아실까, 아니면 이미 죽었다고 믿고 내 생각을 할 때마다 눈물을 흘리실까.
<숨그네 p.88~p.89>

  세월에 젊음을 약탈당한 내가 자기들과 어울리지 않음을 그들도 안다. 한때 나는 배고픔에 약탈당해 내 실크스카프와 어울리지 않았다.
<숨그네 p.325>

  책속에서 인상적인 문구가 참 많았지만, 특히나 위의 문장들이 인상적이었다. 강제수용소에서의 젊음을 약탈당한 불쌍한 17살 소년.. 그리고 엄마를 그리워 하던 소년.. 울고 싶었지만 울 이유를 너무 많이 만들면 안 되었기에 추워서 눈물을 흘리는 거라며 말하던 소년..
  이러한 일을 실제로 경험한 '레오폴트 아우베르크'씨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우리는 이렇게 쉽게 <숨그네>라는 소설을 통해서 그 생활을 간접 경험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지구에서 일어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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