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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1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이인웅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에 고전들을 읽고 있는데, 고전을 읽으면서 '학창시절에 이런 책들을 읽었으면 좋았겠다'라는 후회를 하곤 했다. 그치만 <파우스트> 만큼은 지금 만나게 된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읽다보니 은근히 어렵기도 하고 철학적인 이야기들도 많아서 생각이 정립되지 않은 중학생쯤 보다는 자신의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립된 성인이 되어 읽는게 훨씬 더 재미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혹여나 내가 어린시절에 <파우스트>를 만나었다면 그저 이 책은 어려운책으로 기억만되고 그 어려움으로 다시 집어들지 않을 책이 될뻔했다. 지금 만나게 된 것이 천만 다행인 것 같다.
이 책에는 많은 가르침들이 많지만 특히나 근심, 재물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
근심은 끊임없이 새로운 가면을 뒤집어쓰니,
집과 농장으로, 아내와 자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불과 물, 비수와 독약의 모습이 되기도 한다.
그리하여 그대는 온갖 상관없는 일들 때문에 떨게 되고,
잃지도 않은 일 때문에 항상 눈물을 지어야만 하는 것이다.
<파우스트 1 p.49 ~ p.50>
우리가 하고 있는 걱정 중에 실재로 걱정했었던 그 걱정 중 90% 이상이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책속에 발췌한 글처럼 우리는 항상 걱정만 하고 고민하면서 눈물을 지어야만 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좀 더 즐겁고, 좀 더 행복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하는 걱정과 고민들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을 갉아 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봐야 할것 같다.
날 부자로 만들어주세요.
그리고 날 당첨시켜주세요!
내 신세가 말이 아닌데,
나도 돈만 있으면,
그럼 제정신을 차리겠죠.
<파우스트 1 p.153>
어린이 시절에는 어른이 되면 지금보다는 행복할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왜냐하면 어린이의 기준에는 어른들은 사고 싶은것도 맘대로 살 수 있고, 하고 싶은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니까. 그렇지만 어린시절보다 재물은 조금은 풍족해진 어른이 되었지만 과연 행복하고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것일까?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 가는 것도 같다. 행복의 조건에 나를 맞춰서 행복해 하기 보다 행복하기를 내가 선택해야겠다.
날 사랑한다 - 사랑하지 않는다 - 날 사랑한다 - 않는다 -
(마지막 꽃잎을 뜯으면서, 자애롭게 즐거워하며)
그이는 날 사랑하신다!
<파우스트 1 p.205>
우리 어린 시절에도 코스모스 꽃잎 가지고 이런 놀이를 많이 하곤 했는데, 괴테가 살던 몇백년전에도 이런 놀이가 많았나보다. 참 신기했다. 이런 놀이와 행동들이 공유된다는 것이...
철학적 내용들이 가득한 <파우스트>. 조금 어렵기는 했지만 다양한 삶의 지혜들을 배울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나중에 나이가 지금보다 더 들어서 다시 이 책을 손에 잡게 된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