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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평범한 여자가 한 손으로 자동차를 들어 넘어뜨릴 수 없잖아? 사이드브레이크가 풀려도 앞뒤 두 방향으로만 밀릴 뿐이고. 하지만 트럭 밑에 자기 아기가 깔리면 어머니가 트럭을 두 손으로 번쩍 들어 올리는 일이 종종 벌어지지. 그 여자에게 다시 트럭을 들어보라면 들 수 있을까? 어림도 없지 그 여자가 순간적으로 터뜨렸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위저드 베이커리 p.119>
내가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다. 우리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동생들하고 장롱 앞에 누워 장난을 치다가 다같이 장롱 밑 부분을 밀다가 장롱이 앞으로 넘어져 우리가 깔릴 뻔한 일이 있었는데... 이때 엄마가 재빠르게 넘어지는 장롱을 잡으려다 엄마가 깔린 일. ㅠㅠ.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참 특이한 빵들을 판매한다. 먹기만 하면 마음에 드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는 빵, 나는 싫어하는데 나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빵,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괴롭힐 수 있는 빵 등을 판매한다. 빵을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서 사람의 마음을 잡을 수도 있고 보낼 수도 있다. 또 나를 귀찮게 하는 사람을 괴롭힐 수 있는 신비의 빵 말이다.
가끔 혼란에 빠질 때면 내 스스로 그것을 빠져 나와야 하지만 무언가의 도움을 얻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 도구가 바로 빵이다. 책 속에 많은 사람들도 이 빵을 이용해서 어려움에서 그리고 중요한 때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도움을 받으면 그만큼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 빵집에서도 빵을 판매하기 전에 그 사항에 대해서 각별히 주지 시킨다. 그럼에도 빵을 이용해서 사람을 마음을 잡고, 나중에는 그 사람의 마음을 떼놓는 빵을 사람도 나타난다. ;; 빵을 이용해 그 사람 마음을 잡아 달랠 때는 언제고 지금은 그 사람을 떼어놔 달라니…;; 역시 사람은 오락가락 두 가지 마음이다.
이 책은 성장소설 이라는데 특이한 빵들이 등장해서인가 조금은 환타지 느낌이 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누구나 이 빵은 나도 필요한데 라고 느낀 빵이 한 두 가지 쯤은 있을 거다. ;; 난 그랬는데… 이 책을 읽으며 맛있는 빵의 세계로 빠져봄도 매력일 것 같다. 난 이 책을 다 읽고 빵을 몇 개나 사먹었는지… ㅠㅠ 출출한 밤에 읽으면 조금 위험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