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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 - 만화가 이우일의 추억을 담은 여행책
이우일 글 그림 / 시공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는 내가 여러 해 전부터 고민하던 나의 고민거리들로 시작한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책의 시작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았다.
“나는 왜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 내 삶은 왜 이렇게 재미가 없을까? 난 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살까?”
<좋은 여행 p.4>
세상에서의 시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다 가기에도 짧다고. 그것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인생은 짧다. 하지만, 그러기엔 죄의식이 들었다. 어쩌면 그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원하지 않아도 세상사에는 저마다 책임을 가진다. 보기 싫은 이와도 직장에서 마주 보고 일해야 하고, 정이 소원한 가족과도 서로 보듬어야 한다. 그것은 관계에 대한 책임이다.
<좋은 여행 p.5>
이런 고민거리들로 결국 고민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여행’이라는 것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단순히 그것은 도피처가 되는 것일 텐데도 말이다…
그렇더라도 그 여행에서 무언가 깨달음을 얻거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올 수만 있다고 해도 그 여행은 성공한 여행이라고 생각된다.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한 이후 여행에서 그 여행을 즐기기보다 사진 찍는 것에 급급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도 그러한 이야기를 한다. ‘찍을 것인가, 담을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저자는 그래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추천한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서로 나눌 수 있어서 좋다.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에게 한 장 찍어 선물할 수 있으니까.
<좋은 여행 p.17>
여행지에선 아무래도 계속 걷는다. 어디 급히 가야 할 곳도 없으면서 부지런히 걷게 된다.
<좋은 여행 p.100>
나 또한 여행에서 걷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특히나 계획없이 무작정 걷다가 괜찮은 곳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그날은 횡재한 날. 그 장소를 맴돌며 그 주변을 계속 돌아다닌다. 신기하게도 여행에서는 평소의 배 이상의 체력을 소모하게 되어도 전혀 힘들지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제목처럼 ‘좋은 여행’이란 어떤 여행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좋은 여행이란 자신만의 방법으로 여행을 충실히 즐기다가 오는 것인 것 같다. 특히나 함께 해서 여행이 더욱 즐거워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고…
이 책 속 여행에서는 사랑스런 딸과 부인와 함께한 여행들이라서 그런지 더 행복하고 즐거워 보였던 것 같다. 나도 가족이 생긴다면 이렇게 살아가고 싶다. 자유롭게 바람처럼… 그리고 친구 같은 남편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