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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완소 아이템인 이유는 파울로 코엘로의 첫번째 작품이기도 하지만, 표지 그림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평소에 표지 그림을 유심히 보지 않는데 유독 이 표지에는 눈이 가고 그림이 익숙했다. 그래서 책 표지 날개 부분에 있는 디자이너의 이름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로 이 책 표지의 디자이너는 '오영욱'씨. 이미 오영욱씨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오기사'라는 애칭이 더 익숙한 바로 그 사람. 오영욱 씨가 냈던 책으로는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등의 책이 있는데... 이 책들에서 접했던 바로 그 그림의 느낌이었던 것이다. 혹시 못 읽어봤다면 이 책들도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내가 하지 않은 일은 아무 의미가 없고, 앞으로 내가 행할 것들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순례자 p.52>
우리는 잘나가던 지난 과거를 생각하며 과거 속에서 살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꿈꾸며 미래속을 사는데 그러면서 정작 현재를 제대로 살고 있는것인가? 의문이 든다. 제일 바보 같은 짓은 특히 과거속에 머물러 있는 것. 이 책속에서 말하듯 내가 하지 않은 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미래를 바라보되 내가 행하게 될 것들에 더 깊숙히 심도있게 가치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주변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가 매일같이 습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들 속에서, 너무 익숙한 것이라 무관심해진 우리가 알아보지 못했던 신비를 발견하는 훈련이죠.
<순례자 p.57>
너무 익숙해서 무관심해 지는 것을 들자면 어쩌면 그것은 '가족'인 것 같다. 너무 편해서 어쩌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소중히 생각하지 못하게 되고, 그것을 망각하고 오히려 그냥 주변 사람들보다도 더 애착있게 대하지 못할때가 많은데... 책속의 문구를 보면서 반성하게 되었다. 가족의 사랑에 대한 신비를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나는 가방에서 시계를 꺼내 손목에 찼다.
"그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시간은 항상 같은 리듬으로 흘러가지 않거든요. 시간의 리듬을 결정하는 건 우리 자신입니다.
끊임없이 시계를 들여다보던 나는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계를 들여다볼수록, 시간은 더 느리게 흘러갔다. 난 그의 충고를 따르기로 결심하고 시계를 가방에 집어넣었다.
<순례자 p.59>
어린시절에는 참 시간이 안 흘러갔다. 몇년이 지나도 계속 초등학생이고... 그런데...중고등학생 시절을 필두로 대학생 그리고 취직... 그리고도 몇년의 시간이 흘렀다. 똑같은 시간인데도 어른의 시간은 참 빠르게만 흘러가는 것 같다. 똑같은 시간인데도 그 시간을 짧게 쓰는 사람이 있고 길게 쓰는 사람이 있을텐데 같은 시간이라도 열심히 잘 보내서 길게 쓰는 내가 되어야겠다.
"인간이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찾아낸 모든 방법 중에서 가장 나쁜 것은 사랑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누군가로 인해, 우리를 떠난 누군가로 인해, 그리고 우리를 떠나려 하지 않는 누군가로 인해 고통을 받지요. 혼자인 사람은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고통받고, 결혼한 사람들은 결혼을 예속 상태로 변화시키지요.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순례자 p.85>
요즘에 내가 그러는 것 같다. 그래서 참 힘들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나쁜 방법으로 날 힘들게 하고 있다. 정말 내려놓아야 할 사람이 있는데 아직도 바보퉁이 처럼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ㅠㅠ 어떡하면 좋을까?...;;;
우리는 누구나 인생길의 순례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기회가 된다면 나도 '산타아고 길' 걸어보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다. 아직은 걸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아쉽게 이렇게 책으로나마 그 아쉬움을 달래본다. 이 책은 한번 읽어봤는데... 내 마음 상태에 따라 읽을때마다 느낌이 틀릴것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