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걸어서 온다 - 윤제림 시집
윤제림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이 시집에 실린 "손목"이란 시를 읽고 한참을 울었다.
몇구절 적어보면...

나어릴 때 학교에서 장갑 한 짝을 잃고
울면서 집에온 적이있었지
부지깽이로 죽도록 맞고 엄마한테 쫓겨났지
제 물건 하나 간수 못하는 놈은
밥 먹일 필요도 없다고
엄마는 문을 닫았지
장갑 찾기 전엔 집에 들어오지도 말라며.

그런데 저를 어쩌나
스리랑카에서 왔다던 저 늙은 소년은
손목 한 짝을 흘렸네
몇살이나 먹었을까 겁에 질린 눈은
아직도 여덞 살처럼 깊고 맑은데
장갑도 아니고 손목을 잃었네
한하운처럼 손가락 한 마디도 아니고
발가락 하나도 아니고
손목을 잃었네
..... 중략  ......

이런 내용의 시다. 이 시를 읽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요즘 외국인노동자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우리가 기피하는 3D 직종에 값싸게(?) 그들을 사용하려 하면서
정작 대우는 형편없다.
그리고 더욱 문제는 대다수는 아니지만 몇몇의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러서 안 그래도 싸늘한 시전을
받았는데, 더 냉대하게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아무튼 이 시를 읽으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ㅠㅠ

또 다른 시 하나... "목련에게"라는 시다.
짧은시라서 전문을 다 적어보면...

꽃이 지니 몰라보겠다.
용서해라.


짧지만 많은 생각을 시 중의 하나.
나 또한 목련의 꽃이 지면 몰라보겠던데. 용서해라 목련아..;;

보통의 시집은 주로 사랑을 노래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주로 내가 읽었던 시들은.... ^^;; )
이 시집은 무거운 소재들을 가볍게 풀어 나가는것 같다.
위트가 있고,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시 하나하나가 나에게 걸어서 왔다.
나머지 시들은 여러분들이 직접 감상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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