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음식이 맛 있는가가 아니라 거기 머무는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가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 행복한 상태로 부엌을 떠나야 했다.-14쪽
익숙한 것에 둘러싸이면 안도하게 되는 것은 어린애들만이 아닌 모양이다.-19쪽
끝낼 수 있을 때 더 시간 끌지 말고 끝내.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 게 돼.-23쪽
사랑에 빠진다는 건 네 손등에 글씨를 새기는 것과 같아. 아무리 지워도 흐릿한 자국이 남거든. 그러니까 네가 정말 그걸 원한다는 확신이 필요한 거야. 잘 생각해. -25쪽
혹시 스트레스 같은게 있다면 곤란하다. 요리에 스며들어서는 안 되니까.-28쪽
소금으로는 야채를 데칠 때 색깔을 보존할 수 있고 샐러드에 들어갈 때는 야채의 쓴맛을 없애주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을 얼릴 수도 있고 끓는 물을 빨리 식힐 수도, 생선과 고기를 절일 수도, 꽃꽃이를 싱싱하게 유지할 수도, 옷감의 얼룩을 없앨 수도, 목의 통증을 완화시킬 수도, 비누를 만들수도 있지만, 그중 소금의 가치가 가장 빛날 때는 바로 생선과 고기를 절일 때이다. 만약 소금이 없다면너무 수비게 썩어버릴 식재료들이니까.-58쪽
사랑하는대상에겐 열렬한 호기심을 잃지 말아야 하고, 맹목적으로 세차게 몸을 부딪혀야 한다.-66쪽
맨 처음 그와 함께 왔던 4월의 싱가포르 냄새다.-144쪽
먹는 즐거움은 시각이나 후각같은 다른 감각들, 쾌락들과 뒤섞일 수 있으며 다른 쾌락들의 부재를 달래줄 수 도 있다. 오직 먹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 먹는 것만으로 나 자신이 살아 있다는 걸 증명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시간들.-145쪽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사랑할 것인가 멈출 것인가. 이 모든 것은 감각의 문제다.-145쪽
추억이란 것은 마치 모서리가 세 개인 뾰족한 삼각형처럼 생겼을 것 같다. 어떤 기억을 떠올리면 그것은 가슴속에서 빙빙 돌기 때문에 모서리에 찔린 마음이 너무 아프다. 계속 떠올릴수록 그것은 바람개비처럼 더 빠르게 빙글빙글 돌아가게 되고 마음은 점점 더 아파진다.-146쪽
지나간 일이 비록 오래 전의 것이라고 해도 늘 나와 함께 있다는 것이다.-146쪽
과일은 과일로만 먹어도 좋지만 다른 것과 함께 먹을 때 비타민 흡수효과가 더 좋다.-147쪽
인간이 가진 감각 중에 가장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게 바로 미각과 후각이다.-148쪽
요리는 영양이 많은 것부터 가벼운 것, 풍미가 약한 것부터 진한 것으로 먹는게 순서지만 와인은 무거운 것부터 가벼운 것, 풍미가 강한 것부터 약한 것으로 먹는게 일반적인 순서라고 말했다.-148쪽
와인을마실 때 가장 중요한 게 개인의 취향이라면 그건 음식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149쪽
개와 인간의 가장 큰 공통점은 관심과 애정을 열망한다는 것이다. 개와 인간의 차이점은, 인간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신경을 쓴다면 개는 상대가 자신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사실이다.-158쪽
개가 위험에 처한 주인 곁을 지키고 있는 건 애정이나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관찰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게 주인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 인간이 개에게 갖고 있는 몰이해의 결과다. 개는 단지 개일 뿐이다.-162쪽
내가 두 개라면 이럴 때 하나의 내가 다른하나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을 것 같다. 혼자 오래 있으면 나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175쪽
......맛있는 음식을 한 스푼 막 입에 넣었을 때처럼 서서히 긴장이 풀린다. 미각이 식욕뿐만 아니라 배고픔과 갈증과 결핍에 의해서 더욱 커진다는 게 어떤 건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178쪽
'restaurant(레스토랑)'이라는 단어는 '체력을 회복시키다'라는 뜻을 가진프랑스 동사 restaurer(레스토레)의 파생어로 18세기까지는 영양 많고 기운을 북돋워주는 수프를 뜻하는 말이었다.-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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