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면서 '이 책 참 흥미롭네.'라는 생각을 했다. 철학하면 이념적, 형이상학적, 추상적, 개념적, 이상적 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데 '쓸모'라니. 이렇게 대척대는 듯한 두 단어를 제목에 나란히 쓸 수 있다니, 그 내용이 몹시도 궁금했다. 목차를 살펴보니 살면서 한 번쯤은 깊게 고민해 봤을만한 주제들이라 주저 않고 책을 펼쳤다. 머리말 제목부터 심상찮다. '삶은 결코 만만치 않다.'P10: 산다는 것은 시작되었다고 해서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긍정하고 지속시켜야 하는 것이라. 삶이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감당하는 것이다. (...중략..) 고통 없는 삶은 없다. (...중략...)삶의 모든 것은 본질적이면서도 무상하고, 무엇도 예축할 수 없으며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삶의 고통은 쉽게 뽑히는 잡초 같은 것이 아니다. 삶은 결코 만만치 않다. 작가는 삶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서두에서 미리 언급한다. 하지만 삶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 나갈 때, 철학이라는 것은 참으로 유용하고 쓸모가 있다는 것! 매 페이지마다 공감되는 문장이 많았지만 내가 가장 오랜시간동안 생각하며 읽은 챕터는 [후회와 자책에 대하여] 였다. 살다보면 내가 했거나 하지 않았던 과거의 말과 행동 때문에 후회가 되거나 자책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의 생각이 현재가 아니라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이 책에서 그 내용을 다루고 있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P180-181몽테뉴는 말했다. "나는 춤을 출 때 춤만 추고, 잠을 잘 때 잠만 잔다. (중략) 삶을 만끽하는 나만의 지혜가 있다. 나는 남들보다 삶을 두 배로 만끽한다. 줄거움의 크기는 우리가 그것에 얼마나 몰두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현재를 마음껏 즐기고 거기에 온전히 몰입해 그 순간의 행복을 즐기라는 말이 아니다. (중략)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듯 열의와 열량을 발휘해 살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한가롭게 '카르페 디엠'을 외칠 것이 아니라 노동에 가까운 생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무릎을 쳤다. 후회와 자책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경험하는 순간순간에 몰입해서 그 경험에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원해야 한다." 혹시라도 철학을 내 삶과 연계지어 알고 싶다면 혹은 철학은 어려운데 한 번쯤 공부하고 싶다면 이 책 [철학의 쓸모]을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