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괴상한 녀석 ㅣ 창비아동문고 189
한선금 그림, 남찬숙 글 / 창비 / 2000년 12월
평점 :
읽으면서 처음에는 머리가 너무 좋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아이와의 우정을 그린 작품인 줄 알았다. 그런 설정에 맞춰 주인공도 "샌드위치는 누가 만들었을까?"라든가 "깊은 바닷속에는 뭐가 살까?"라는 등의 심도있는 질문들을 해대는 아이로 그려졌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반대로 머리가 나빠 학습과정을 따라가지 못해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거라면서 5학년이 3학년 교과서로 집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엥? 아무리 학습과정을 못 따라가도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인데 학교를 안 다닐 수가 있나?? 그리고 이해수준이 떨어지는 아이가 과연 샌드위치를 누가 만들었는지를 궁금해 할까??
이렇게 얘기가 이상해지면서 주인공에 대한 성격 설정이 일관성 없게 느껴지고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 수 없게 돼버리고 만다. 거기에 주인공 아이가 학교에 다시 입학하면서부터는 왕따 설정으로 바뀐다.
작가가 실제 모델을 보고 썼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게 왕따현상인지, 좀 모자라는 아이의 학교 적응과 우정 쌓기인지, 아니면 처음에는 머리가 좋아 적응 못하는 아이를 모델로 삼았다가 도중에 설정을 바꾼 것인지, 한 가지를 정해 일관성 있게 그렸으면 싶다.
더군다나 주인공 아이의 부모가 아이를 집안에서 왕따시키는 방식이나 학교를 보내지 않는 등의 행태는 학교에서의 왕따를 논하기에 앞서 이 문제부터 심각하게 다뤘어야 할 중요한 문제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