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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는 화가 나면 호랑이로 변해요 ㅣ 뜨인돌 그림책 14
미리엄 래티머 글 그림, 김동규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에밀리:
글쎄요,
난 내가 주인공인줄만 알았거든요
그런데
에비의 생일잔치에 갔더니
친구들이 모두 에비만 바라보잖아요
어찌나 화가 나던지
못참겠더라구요.
친구들이 저를 보아주기를 바랬거든요.
저는 울어버렸어요
친구들은 나더러 호랑이래요
사람들만 보면 으르렁거린다나요
전 오늘도 홀로 씩씩거리며 집에 돌아왔어요
요즘 들어 친구들이 저만 보면 슬슬 피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이빨을 드러내고
“어흥” 사납게 소리쳤어요
제가 소리칠 때마다 친구들이 한 명씩 떠나더니
이제 제 곁엔 친구들이 없답니다
할머니:
얘야 성난 호랑이만 있는 게 아니란다
웃는 호랑이
꿈꾸는 호랑이
기뻐하는 호랑이
좋아하는 호랑이
졸린 호랑이도 있단다
호랑이는
이빨을 드러내고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기도 하지만
느긋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바라볼 때
더 큰 힘을 낼 수 있단다
자 보렴
에밀리:
정말이네요
할머니는 슬며시 웃었을 뿐인데
친구들이 할머니에게 손을 흔들며 지나가요
할머니:
그래
주인공이 되고 싶으면
웃어보렴
사나운 호랑이가 아닌
상냥하고 귀여운
친절한 호랑이가 되어보렴
그럼 너도 모르게 주인공이 되어 있을 거란다.
그리고 나:
항상 성난 에밀리
항상 웃는 할머니
우리는 누구나 마음에 호랑이를 키워요
화도 내고 싶고
성내고 싶고
짜증도 내고 싶고
때때로 때리고도 싶어요
하지만 내 마음대로 한다고 이루어지는 일은 하나도 없어요
아마 몇 번만 더 내 마음대로 하면
곁에 있던 친구들은 모두 떠나버릴 거예요.
차라리
한 번 더 상냥하게 웃고
느긋하게 생각하지요
그러면 이루어지지 않을 일도 이루어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