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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수업
치아(治我) 지음 / 책들의정원 / 2016년 12월
평점 :
지금 생각해보면, 여지껏 제대로 된 '성(姓)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초등학교 때 기억나는 건, '엘리베이터에 낯선 아저씨와 단 둘이 타지 않는 것' 뿐
집안 분위기도 보수적인 편이라 허심탄회하게 성에 대한 얘기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일 뿐더러
(사실 개방적인 집안이라 하더라도 성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종교의 영향으로 인해 '성'은 위험한 것이니 될 수 있으면 덮어두자는 주의였다.
그래서 내게 '성'은
무섭고 두려운 것, 아직은 알고싶지 않은 것, 모를수록 좋은 것이라는 편견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무서울정도로 성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이 고착화되어버렸다.
그래서 혼전성관계는 절대 허용할 수 없는!! 극(?)혼후주의자가 되었다.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갖고 있는 남자를 만나고 싶었고,
혼후주의자라는 사실을 밝히자 무참히 떠나버리던 이성을 보며 적잖은 충격을 먹었다.
이런 문제로 아예 시작할 수도 없는 상황이 닥칠수도 있구나... 허탈감을 느끼며..
나는 남자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라는 걱정거리도 또 하나 생기며...
그 때부터 스스로 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열심히 파헤치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구성애의 팟캐스트도 들어보고,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올린 실제 사례들도 읽어보며
나름대로 열심히 알아보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리고 나에게 찾아온 또 다른 기회!
바로 '관계 수업'이라는 책이다.
어떻게보면 민망해~부끄러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게 '성'인데,
나도 이제 성인이고 알만큼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읽게되었다.
표지는 핑크핑크하고 심플하다:-)
전체쪽수는 360쪽으로 꽤 도톰하다~
저자는 '치아'라는 분인데 성상담사로도 활동했고 심리자격증 취득하기도 했고
블로그에서도 열심히 성상담을 해온 분이시다~
이 책은 해결방법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게 아니고
문제가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과 이유'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원리와 배경지식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나와있다! 뭔가 더 신뢰가 팍팍간다^^
목차는 아래와 같다.
<여성> 편과 <남성>편 그리고 <연인과 부부>편 까지~
가장 첫 페이지를 넘기면 여성의 불감증 고민이 나온다
(나도 이 챕터를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많이 됐고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완전 유레카였다! 여기서 제안해준 방법으로 서서히 개선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튼 실제 사례에 대한 고민과 답변을 먼저 얘기해주고
그 다음으로 더 깊~게 그 개념에 대해 설명해주는 방식이
'관계 수업' 책의 전체적인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선 내가 읽고싶은 부분부터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고 나와있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너무나도 많이 되서 연필로 쭈욱 그으며 읽어내려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들을 몇 개 소개해볼까한다.
앞서 말했지만,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와 종교적인 문제때문에 '성'을 무조건 숨기고 싶어했는데,
이 책에서도 이 문제를 바로 꼬집고 있었다.
'여성을 힘들게 하는 불감증은 여성의 특성이 아니라 사회와 역사가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가장 공감이 갔던 문구는 바로 아래의 사진에 나와있는 문구이다
'사랑은 두 가지 이유로 위대한 경험입니다.
나 이외에는 모두 타인이었던 세상에서 나만큼이나 아니 나보다 더 위해주고 배려해주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엄청난 경험이자,
그렇게 가치 있는 사람인지 몰랐던 나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사람을 만나는 숨막히는 경험입니다.
너무 멋진말인 것 같다... 진짜 숨막히는 말...ㅠㅠ
건강한' 성'생활을 꿈꾸는 성인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도 알게되었고,
어떻게 이 차이점을 극복해야할지, 어떤식으로 접근해야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게된 것 같아서
정말 기쁘고 후련한 것 같다.
앞으로 살면서 '성'에 대한 고민이나 문제가 생길 때, 삶의 지침서를 삼아 지혜롭게 해결해나가는 내가 되고싶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꼭 남자친구에게도 읽으라고 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