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 리딩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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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가 말하는 '슬로 리딩', 즉, 속독이 아닌 깊이 생각하며 읽는 독서법에 관한 책이다. '무엇을' 읽는가가 아닌 '어떻게' 읽는가에 대한 책으로, 글을 쓰는 작가들은 어떻게 책을 읽는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결국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문자를 눈으로 읽어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작가는 '왜' 이런 글을, 대사를, 인물을, 상황을 연출하였는가. 작가가 이를 통해 하고 싶은 진심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탐구해가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는 본인이 좋아하는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부터, 모두가 난해하다고 하는 카프카, 그리고 저자 자신의 소설도 예시로 다루며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작가 자신이 설명하는 자신의 책 읽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제법 흥미로웠다. 책 읽는 방법 뿐만 아니라 소설가들은 어떤 식으로 책의 장면을 연출하는 지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책. 그리고 이유 있는 '오독'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한 권의 책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드느냐 아니냐는 읽는 방법에 따라 달려있다. (중략) 여행은 어딘가에 갔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흔히 그것을 자랑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곳에 가서 그 지역의 매력을 얼마나 만끽하였는가 하는데 진정한 의미가 있다. 독서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떤 책을 속독하고서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시간에 쫒기는 여행자와 같다. (p.20)

독서라는 행위는 책을 다 읽은 시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독서는 책을 다 읽었을 때 비로소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페이지를 넘기며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고 느낀 것을 앞으로 생활에서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가? -독서라는 체험은 그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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