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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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가슴들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며 사랑을 발견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어머니에게 버려진 윤수는 거리에서 구걸하며 지내다 동생을 잃는다. 그 전날 애국가를 불러달라며 외로움을 호소하는 동생에게 윤수는 모질게 대했다. 시간이 흘러 그 상처가 아물어 갈 즘 사랑을 하게 되고 건실하게 살아간다. 애인이 자궁외 임심을 하자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계획에 휘말리게 되고 엉겁결에 세여자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려 사형선고를 받는다.

윤수와는 달리 여자주인공의 상처는 사치스러워보인다. 시시때때로 자살소동을 벌이지만 어김없이 삼촌병원에서 깨어나고 가족이 이사장인 대학에서 시간떼우기식 강사로 지낸다. 사는 목적이 없고 오로지 어머니에 대한 불신만이 가득하다. 철저한 기독교 집안으로 위선와 허위로 가득찬 집안 분위기를 혐오한다. 수녀이신 고모의 권유로 사형수 윤수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 닮은 비뚤어진 성격에 호감을 보이다 진정으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게 된다.

윤수는 자기가 세 모녀 살인을 뒤집어썼다는 것을 고백하고 여자는 15살 때 사촌오빠에게 성폭행당한 것을 고백한다. 성폭행보다 여자를 죽음으로  더 괴롭힌 것은 어머니의 반응이다. '여자가 어떻게 행동했길래' 어머니의 첫마디와 뺨을 때리기까지 한 처사는 오로지 어머니 입장에서였지 딸의 입장은 아니었다.

사형이 집행되려하자 그토록 어머니를 증오하던 여자는 자신이 회계하면 남자를 살릴 수 있을까 싶어 어머니께 용서를 빈다. 그러나 그 용서는 진정으로 어머니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로서 남자를 살리고 싶은 간절한 사랑에서였다. 어쩌면 여자는 15살 이후로 끊임없이 자신의 고통을 어머니가 알아주길 바랐고 진정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해왔는지 모른다. 그 간절한 바람이 마음을 닫고 세상을 비참하게 보이게 한 것이다. 그 눈을 따뜻한 사랑으로 바꾸어 놓은 남자와의 사랑은 가슴 밑까지 감동을 채워온다.

어서 죽여달라던 사형수 남자와 끄떡하면 자살을 시도하던 여자는 이제 단 하루, 단 한 시간을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그들에게 목숨은 이제 버리고 싶은 것이 아니라 간절히 살리고 싶은 최고의 목적이 되는 것이다. 그들이 살아야만 하는 이유는 바로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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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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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대학시절 나무 밑에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있는 선배를 보았다. 그 선배가 흔히 말하는 운동권 선배였기 때문인지 신영복의 통혁당사건과 맞물려 고만고만한 이념서적쯤으로 보아넘겨버렸다. 15년이 흘러, 이제는 민주화투쟁을 벌이는 대학생들을 보기 힘든 현실에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선입견 없이 오롯이 그 색깔 그대로 만날 수 있었다. 중학교 아들을 읽힐 셈으로 산 것만해도 격세지감을 느낀다고나 할까.

며칠 전에는 공지영 소설을 영화로 만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었다. 그리고 곧 '야생초편지'를 읽을 생각이다. 모두 다 감옥이 배경이지만 그 느낌은 다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한 마디로 소개한다면 고고한 선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책을 읽노라면 저자가 서 있는 그 곳이 감옥임을 잊는다. 사람의 몸을 옥죄고 마음을 가둬 영혼까지 피폐하게 하는 곳에서 퍼내면 퍼낸만큼 차오르는 맑고 차가운 샘물을 발견하는 일은 감동이다. 그 물의 깊이는 해가 갈수록 더해져서 20년 20일이 흐른 지점에서는 깊은 내면에서 울려퍼지는 공명을 느낄 수 있다. 

부모님과 형, 아우, 형수님, 계수님, 그리고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조카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갇혀있느나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성찰하는 안목을 접할 수 있다. 수인들을 푸른 옷을 입고 마음을 수도하는 수도자로 본 것처럼 해가 갈수록 사색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사람 됨됨이로 표현한 글씨처럼 한 자 한 자 자신이 생긴 모양대로 써낸 글씨들은 그대로 잔잔한 울림이 있다. 비록 한 획이 틀렸더라도 그것을 지우지 않고 다른 획들로 부족함을 채우는 사관이야말로 온 세상 모든 것들이 하나같이 자신의 씀씀이를 타고났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 세상에 쓸모 없이 태어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좋다.    

마지막까지 감동을 남기는 글귀 '나는 걷고 싶다'는 주어진 자유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꼭 읽으라고 권한다. 눈이 많이 쌓인 어느 겨울 날, 죄수들이 만들어 놓은 둥글고 큰 눈사람. 그 위에 검은 숯으로 '나는 걷고 싶다'가 박혀있다. 그 말 한 마디로 수많은 말을 대신하고 있는 듯 애잔하다. 두꺼운 책 만큼이나 사색 또한 깊어지게 하는 책, 올 가을 그 깊은 사색의 세계를 경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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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의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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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소녀 리디아로 인해 삭막한 도시가 따뜻함으로 가득 넘치는 책.

리디아가 할머니께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된 글이다.

리디아는 빵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도시의 삼촌집으로 온다. 삼촌은 무뚝뚝하고 차가운 사람이다.

꽃과 야채를 가꾸기 좋아하는 리디아가 폐허처럼 쓰레기가 뒹구는 옥상을 발견하면서 리디아에게 비밀스런 행복이 시작된다. 쓰레기를 치우고 그곳에 흙을 날라다 온갖 꽃을 키운다. 할머니께서 씨앗을 보내주시고 바법을 가르쳐주실 때마다 옥상은 아름다운 정원으로 변한다.

가장 감동스런 부분은 리디아가 화살표로 표시한 길을 따라 옥상으로 올라오던 삼촌의 표정이다. 그 무뚝뚝한 삼촌의 얼굴은 아름답게 변한 정원앞에서 감동으로 변한다. 그리고 꽃케익을 선물한다. 이 부분에서 가슴이 벅천 감동으로 울컥한다.

그림이 아름답지만 깨알같은 편지로 돼 있기 때문에 2학년 이상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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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없는 날 동화 보물창고 3
A. 노르덴 지음, 정진희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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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책.

잔소리를 듣는 아이도 날마다 교육이 잔소리로 오해당하는 대한민국의 엄마들, 모두에게 시원한 책이다.  특히 요즘처럼 학습과 치열한 경쟁에 쫓기는 아이들에게 한 달에 한 번 쯤은 숨통을 틔워준다면 아이들은 그 하루를 위해 29일을 행복해 하지 않을까..

이를 안 닦아도, 초콜릿과 사탕을 하루종일 물고 다녀도, 학교에 안 나가도, 잠을 안 자도,  숙제를 안 해도 좋은 날.

와, 생각만 해도 신난다.

책을 다 읽고 아이와 함께 어떤 날을 만들지 서로의 소원을 얘기해보면 더없이 행복한 독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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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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