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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위한 기억수업 - 당신의 두뇌를 믿지 마라
와다 히데키 지음, 장은주 옮김 / 시드페이퍼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마음은 아직도 이십 언저리를 방황하고 있는데, 나도 어느덧 마흔이다.
세상의 순리를 알아 유혹에 흔들림이 없는 나이 마흔.
하지만 실제 내가 겪는 마흔은 생각했던 그런 원숙함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여전히 세상은 어렵고 알 수 없고, 때론 당혹스럽고 가끔은 신기하고 매혹적이기도 하다.
내 나이 이제 갓 사십에 들어든 사십 초보로서 온라인 서점을 뒤지다 문득 눈에 띈 책이 이 책이다.
사실 마흔이래봐야 서른 아홉살보다 한살 더 먹은 것 뿐인데 뭔가 전과는 달라져야 할 것 같고, 단단히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맘에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북카트에 담고 말았다.
사실 아직 그렇게 내 기억력이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자부하지만, 그래도 가끔 한번씩은 무엇인가 내 머리속에 새로운 것을 집어 넣거나, 과거의 지식을 회상하는데 애를 먹는것는 것을 느끼며 가끔씩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도 사실이다.
정신과 전문의가 썼다는 마흔을 위한 기억 수업이라기에 뭔가 전문적인 스킬이 있을거라 싶어 집어 들었는데, 사실 저자가 이야기해주는 방법들은 어쩜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이고 이미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이라 생각보다 그리 유용하지는 못했다.
다만 책 내용 중 재미있게 와 닿았던 부분은, 마흔부터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을 쉽게 꺼낼 수 있는 방법을 연마하라는 것이다.
마흔 이후는 새로운 지식의 습득보다 기존 지식의 상기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인데,
상기력을 높이기 위해 제시해 주는 방법들은 나름 효용성이 있어 보인다.
가령 연계된 부가 지식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독서를 할 것이라든가, 블로그를 쓰는 등 상기 연습을 하라는 것.
사실 나도 언젠가부터 책을 읽는데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책의 내용 심지어 이 책을 읽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아 이를 기억하고, 또 남에게 전달하기 위한 내 의견을 정리하기 위해 서평 쓰기를 시작했는데, 이 책을 보니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지식이나 대단한 스킬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봤을만한 주제에 대해 잘 정리해 준 책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