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험한 경제학 1 - 부동산의 비밀 ㅣ 위험한 경제학 1
선대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현 정부가 정상적인 정부라면 해서는 안 되는 수준의 정책 수단까지 물불 가리지 않고 동원하는 것도 당연하다.
몇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우선, 건설업체 미분양 물량을 정부의 재정으로 매입하는 조치는 정상적인 시장경제를 운영하는 나라라면 생각하기 어려운 조치다. 무주택 서민들의 세금까지 들어간 돈으로 부동산 부자들과 도덕적 해이에 빠진 건설업체들을 먹여 살려주는 발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이란 말인가.
무주택 서민들은 가뜩이나 집값이 올라 서러울 텐데, 자신들의 돈을 정부가 집값을 떠받치는데 사용한다면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미분양 물량이 생겨나면 분양가를 낮춰 해소하면 되지 이를 가로막고 미분양 물량을 사주는 나라가 시장경제를 운영하는 나라인가. 그런 식이라면 왜 숱하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의 물건은 사주지 않는가. 너무나 몰상식한 조치여서 비판하는 것 자체가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도 건설업계와 이들을 대변하는 연구원들은 버젓이 더 과감한 미분양 물량 매입을 요구하고 정부는 이를 정책으로 실행하고 있다. 마치 제정신이 아닌 사람에게 얘기해야 하는 듯한 답답함을 느낄 뿐이다." - 172page 중 -
위 문구가 책 내용의 많은 부분을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현재의 아파트 값은 우리 경제 현실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버블임은 경제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런 버블을 연착륙시킬 방안을 고민하기보다는 어떤 방법으로라도 버블을 지속시키고 부동산 기득권 세력의 이익에 영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현 건설족 정부에 답답함을 느낀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나 역시 진심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아파트 버블이 천년만년 이어질 것이고, 또한 그것이 바람직한 듯 떠들어대는 자칭 주류언론과 이에 영합하는 정책결정권자들... 여기에 부화뇌동하여 폭탄을 짊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크게 빚을 내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
이러한 패러다임이 지속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모를까, 언젠가는 꺼질 버블이기에 우리는 우리 후손들이 감당해야 할 빚의 무게를 점점 더 늘려가고 있는 것일 것이다.
전혀 위험하지 않은, 오히려 서민들이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런 책이 위험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눈물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