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경제학의 진실
폴 크루그먼 지음, 김광전 옮김 / 황금사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회사에서 독서통신으로 읽은 책이다. 

'폴 크루그면'하면 내가 경제학 전공이라 학교 다닐때 많이 들어봤던 이름이지만, 실제로 그의 책을 한번도 읽어 본적이 없어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그의 책은 그가 '대중 국제주의자'라고 칭하는 전략적 무역주의론자들을 비판한다. 즉 현재 세계에서 무역은 '대중 국제주의자'들의 말처럼 그렇게 국가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며, 세계 무역은 하루하루 전쟁이 일어나는 '경쟁'의 장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포지티브 섬 게임의 장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언론이나 이런곳에서 많이 들어봤을, '무역 전쟁', '고부가가치 부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일자리 창출', '정부와 기업의 새로운 제휴관계' 등의 단어 사용을 부정한다.

그는 리카도의 비교우위와 생산성의 개념을 적용하여, 국가간 무역은 상호간의 비교우위 상품을 교환하기 때문에 두 나라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각국의 임금은 각 나라의 생산성에 좌우될 뿐이고, 무역 자체가 임금 수준을 결정하진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한 보호무역이나 시장 개방 자체가 '일자리'를 만들거나 없애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일자리'는 오히려 각 국가의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경제학자로서 고전적이고 지극히 당연한 이론적 근거를 들어 정책담당자들로부터 이슈가 되고, 언론에 의해 부풀려진 '무역전쟁'에 관해 저자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무역전쟁'에 경도되어 불필요하게 무역을 제한하거나 특정 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 경우 오히려 그로 인한 폐해가 더 클 것이라는 우려다. 

또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성장에 대해서도 투입이 증가하여 생산이 증대하였을 뿐, 생산성의 향상이 없었으므로 향후 미국 등 선진 경제권 수준을 따라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국가간의 경쟁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자의 지적은 정확하고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하겠다.  

다만, 경제학을 전공한 나로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무역이나 국제 경제를 지나치게 '경제영역'으로만 좁혀서 인식하고 있으며, 또한 동태적 변동을 무시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즉, 각 나라별로 비교우위 상품으로 전문화하여 산업구조가 재편되면, 상대적으로 국가간 종속구조가 커지는데, 이는 정치 역학관계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비교우위 상품을 교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모든 나라에게 유리한 것인지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또한 투입량의 변동은 종래에는 질적인 변동을 수반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입이 증가하여 생산이 늘고 교육수준이 향상되면 이를 통해 생산성의 변동이 나타나고 종래에는 국가별 비교우위가 변동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세계를 투입의 증가를 통한 생산량의 증가로만 파악하는 것은 지나친 단견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무역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범위가 제한적인 미국과 같은 거대 경제권에서는 저자의 주장이 맞을 수 있으나, 무역규모 자체가 GDP대비 월등하게 큰 우리나라와 같은 소국 모델에서는 무역의 변화가 시장에 주는 충격이 지나치게 크고, 무역 그 자체를 단순히 시장에 맡기기엔 너무 리스크가 크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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