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적 충동 -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조지 애커로프, 로버트 J. 쉴러 지음, 김태훈 옮김, 장보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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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애덤 스미스 이래로 시작된 경제학은 '합리적인 인간'과 '효율적인 시장'을 기본 전제로 하여왔다. 그러나 20세기초 대공황을 거치면서 시장의 실패가 명확해지고 시장의 실패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은 케인즈를 중심으로 주장되어 그 타당성을 인정받았으며 실제 대공황을 탈출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를 거치면서 대처리즘, 레이거노믹스 등 신자유주의의 열풍이 불면서 경제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극도로 자제되었고 케인즈주의는 죽은 이론이 되었으며, '자유시장','작은정부', '민영화', '감세' 등 오직 자유주의적 원칙만이 善으로 인정 받는 시대에 이르렀다. 

 이 책은 이와 같은 '합리적인 인간'과 '효율적인 시장'을 기본전제로 하는 현대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메스를 들이댄다.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인 것만은 아니며, 또한 시장은 항상 효율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학은 경제적 동기에 의한 합리적인 반응(아래 매트릭스에서 음영부분)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그 이외의 영역은 경제학의 논의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실제 현실 세계를 설명하는 기능을 상실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단순히 경제적 동기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자신감, 공정성, 부패, 화폐착각, 이야기 등 다양한 비 경제적 동기(야성적 충동)에 의해 영향을 받고, 그 반응 또한 항상 각 선택대안에 대해 '한계효용vs소요비용'을 일일이 계산해서 우수한 대안을 선택하는 합리적 반응만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들의 불완전한 인지 구조로 인해 거시 경제는 항상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따라서 이를 제어할 정부의 Rule과 역할이 항상 불가피한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정부가 제공해야할 Rule과 역할의 범위에 대해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완전한 시장'에 경도되어 무제한의 자유를 추구하는 방임주의에 경고하고 있을 뿐이다.   

책의 중간 중간 내용은 경제학을 전공한 나로서도 가끔씩 난해하고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교양서로 아무에게나 선뜻 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정부의 개입, 국유화 등이 이슈인 요즈음 거꾸로 시장주의를 외치며 민영화와 감세만이 살길임을 주장하고 있는 현 정부의 당국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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