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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 인간관계론 (반양장)
데일 카네기 지음, 최염순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점점 중요해지는 것, 그러나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는게 바로 인간관계가 아닌가 싶다.
누구나 한번쯤은 인간관계로 고민해보고 어떻게 하면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을 공부하는것은 왠지 사람을 기술적으로 또는 정치적으로 대하는 것 같아 꺼림칙하게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책을 살때는 약간 그런 우려를 가지고 샀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막상 읽고 나니 잘 선택했고 잘 읽었다는 생각이다.
책 내용만 보자면 사실 우리가 그동안 도덕시간이나 윤리시간에 많이 들어왔던 내용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역지사지), 공감해주고, 경청해주고, 또 칭찬해라. 그의 입장에서 동정해주고 절대 비판하거나 불평하지 말며,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주고 관심을 가져라.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고 즐거운 마음으로 협력하게 만들어라 등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방법들이다.
다만 복잡하고 경쟁적인 사회생활을 하다되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위와 같은 기본적인 가르침을 마치 현실을 제대로 인식 못하는 구시대적인 공자님 말씀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고 나 또한 그런 우를 많이 저지르고 살아왔었다.
항상 자기의 주장을 명확히하여 관철시키고, 살아남은 자가 강한것이므로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주변을 배려하기 보다는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논쟁도 불사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근래에 읽은 '전쟁의 기술'이나 '군주론', '설득의 심리학' 등은 그런 경쟁체제 속에서 어떻게 적을 제압하고 이길 수 있는가의 방법론을 가르쳐 주는 책이었다.
'전쟁의 기술'의 경우 심지어 '남에게 착한 사람이다'라는 인정을 받으려는 콤플렉스를 버리라고 까지 충고하고 있다. '남에게 무서운 사람이다'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오히려 현대의 사회를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가르침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전쟁의 기술'을 실제 현실에 적용했을때, 결코 나 스스로 행복해지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누군가를 이긴다고 해서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도 없었고, 적이 점점 많아지는 듯한 부담감에 오히려 맘이 불편했다. 사방이 제압해야 할 적이니 맘이 불편할 수 밖에.
반면 이 책은 읽으면서도 읽고나서도 맘이 편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례를 접할때마다 나도 꼭 한번 적용해 보고 싶은 맘이 들었다. 논쟁이 생길때의 최선의 방법은 피하는 방법이라는 말에 과연 이게 가능할까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실제 적용결과 나 또한 놀라운결과를 경험하곤 했다. 대부분의 논쟁들이 실제 논리적 관점의 차이라기 보다는 정서적 자기 중요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감정적 대립이 많았고, 이를 회피해서 정서적으로 만족시켜주었을때 그간의 의견의 대립이 의외로 쉽게 해소되는 것을 실제 경험하곤 했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관심을 가져주면 남들도 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을 실제로 체험하면서, 이 책에 나와있는 이론들의 유효성을 강하게 신뢰하게 되었다.
세상을 살면서 한번쯤 외롭다거나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낄때마다 한번씩 꺼내놓고 읽으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살면서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한번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