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뛰어넘기
로맹 모네리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낮잠형 인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로맹 모네리, 이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제목(<상어 뛰어넘기>)이 주는 묘한 매력에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하면서도 꾸밈없는 두 남녀의 시답지 않은(?) 사랑 이야기만은 아니다. 나름 시대를 이야기하고 시대 속에서 살고 있는 남녀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고, 다음 내용이 궁금할 정도로 속도감 있게 읽게 된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왠지 그들 주인공들의 마지막 만남이 너무 안쓰럽게 여겨지기까지 한다.

 

이야기의 스토리는 진부하다고 할 정도로 간단하다. 강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지기’라는 남자와 약간은 모자른 듯 후덕한 ‘멜린’이라는 두 남녀, 이들의 만남은 요즘 흔히들 많이 한다는 인터넷 만남 사이트에서였다. 그들은 만난 바로 그 날 함께 자고, ‘지기’의 일방적인 계약 선언(?)적인 관계로 일 년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멜린은 그 일방적인 관계에 가장 단순한 질문을 하게 된다. “난 너한테 뭐니?” 그리고 그 둘은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지기에게는 도움이 안 되는 친구(파리와 모슈)들이 있는 반면, 멜린에게는 뛰어난 지략가 노에미가 있었다. 멜린은 노에미의 조언(?)에 따라 변화를 시도하게 되면서 회사의 파브리스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사랑이란 것이 그렇게 생각대로 되던가? 속박을 거부하고 사랑이라면 멍청이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지기가 멜린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지기는 멜린에게 집착하게 되고, 그런 지기를 바라보면서 멜린은 자신이 두 남자를 모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메나주 아 트루아(부부와 한쪽 배우자의 애인까지 셋이 함께 사는 것)까지 제시하면서... 그러나 결국 멜린도 사회 통념에 굴복(?)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단 한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결말은 책 읽기를 권함).

 

“남자라는 족속은 개랑 똑같아, 따끔하게 혼내지 않으면 절대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니까.”(p.74)

“멜린은 뒤늦게 커플은 비영리단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당당히 달을 따다 달라고 할 수 있고 심지어 오르가슴을 요구할 수도 있는 사이라는 것을.”(p.111)

“하지만 현실에서는 뇌를 절제하지 않는 이상 사랑하는 대상을 차단시킬 방법이 아직은 없었다.”(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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