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즘
브라이언 딜런 지음, 김정아 옮김 / 카라칼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세이에 관한 모든 것을 고찰한 글이자 이 자체로 하나의 에세이다.
목차에서 ‘위안에 대하여‘는 총 다섯 번 나오는데, 작가 자신에게 위안이 필요했던 순간들에 대해 썼다. (본인의 우울증과 글쓰기에 관해)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쩌면 조금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 글을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나처럼 글 쓰는걸 좋아하지 않고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은 알 수 없는 세계다.

집을 나설 때마다, 이 작은 도시를 끊임없이 공격해 오는 바람에 어디로든 날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래나 물거품이 되고 싶었다. 한겨울이 되자 바람과 파도가 해변의 모래를 산책로 위로 옮겨놓았고, 그렇게 쌓인 모래는 100미터 길이의 흙덩어리로 얼어붙었다(시 의회는 문제는 해결할 자원도 의지도 없었을 것이다). 해가 바뀌고도 한참을 더 그렇게 쌓여 있던 모래는 서서히 건조해지면서 바람에 날리기 시작했다. 회오리치는 모래바람에 눈이 따갑고 피부가 쓰라렸다. - P111

나는 에세이가 모종의 퇴적물이라는 발상이 마음에 든다. 에세이란 다양한 소재가 퇴적된 글, 또는 같거나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다양한 방식이 퇴적된 글이라는 발상이 마음에 든다. - P1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공감필법 ㅣ 교양 100그램 3
유시민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을 위한 공부로서의 읽기와 쓰기에 대한 책이다. 명료하고 간결한 문장이 좋은 글이 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자연스레 알게된다. 문해력이 화두인 시대, 책을 읽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금빛 종소리 - 김하나의 자유롭고 쾌락적인 고전 읽기
김하나 지음 / 민음사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어야 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손이 잘 가지않는 고전들을 소개해주는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고전 속 이야기들이 여전히 유의미하고, 시대가 변해도 인간 군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는 하지만. 덕분에 고전소설을 모으고 있다. 언젠간 읽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검은색 - 무색의 섬광들 ㅣ 민음사 철학 에세이
알랭 바디우 지음, 박성훈 옮김 / 민음사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검은색을 좋아한다. 옷장에 검은색 옷이 차지하는 지분이 상당하고 (검은색이 아닌 것을 찾는 것이 빠를 것이다) 이 책에 관심이 갔던 것에는 그런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검은색으로 이렇게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유를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군대시절의 일화에서 인류의 피부색에 이르는 21편의 검은색을 읽는 것은 깊고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 피에르 술라주의 작품도 찾아보길 추천한다.

많은 아프리카인의 피부색이 짙은 편이지만 검다고 말할 수 없고, 많은 유럽인이 백인이라고 말하기에는 지나치게 짙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으며, 그저 노란색이라고만 간주되는 아시아인들(그런데 누구의 피부가 노란색인가? 간염 환자?)은 대체로 많은 수의 남유럽 사람들보다 밝은 피부색을 보이며, 검은 물감이나 석탄 조각과 비교할 경우 가장 피부색이 짙은 사람도 곧바로 검은색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 P126

인간이 바라는 보편적 차원에서는 백인도 흑인도 결코 실존할 수 없다. 인류는 그 자체로 색깔이 없다. - P1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보통 이하의 것들
조르주 페렉 지음, 김호영 옮김 / 녹색광선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장소나 사물에 대해 집요할 정도로 관찰하고 묘사하며 쓴 글이다. 가령 엽서들을 경우의 수(?)로 구성해 쓴 것은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누군가의 여행을 들여다 본 것 같았다. 마지막 글은 정말 특이했는데 똑같은 글이 반복되는 듯하다가 미묘하게 달라지는 지점을 발견했을 때는 묘하게 기쁘기도 했다.
이런 글쓰기는 그의 어린 시절의 영향도 있었을테고, 뛰어난 관찰력과 기억력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가 태어났던 집이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던 것이 그에게 위로가 되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어떻게 ‘평범한 것들‘에 대해 말하고, 어떻게 그것들을 더 잘 추적하고 수풀에서 끌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그것들을 끈끈하게 감싸고 있는 외피에서 떼어내고, 그것들에 하나의 의미, 하나의 언어를 부여할 수 있을까. 마침내 그 평범한 것들이 자신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인지 말할 수 있도록 말이다. - P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