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경감 듀 ㅣ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피터 러브시 지음, 이동윤 옮김 / 엘릭시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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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앨마와 월터 이에외도 여러 공범들이 등장한다. 잭과 캐서린, 잭과 포피... 앨마는 월터와 둘만의 비밀을 공유하지만 그 비밀로 인해 월터를 멀리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가짜 경감 듀는 어디까지가 ‘가짜‘일까? 꽤 오래된 소설이지만 여전히 탐정(역할)이 등장하는 미스터리는 흥미롭고 재미있다. 세월이 흘러도 인간은 (내 취향 포함) 변하지 않기 때문일까.

그녀는 자신에게 되뇌었다. 월터는 그녀 자신을 위해 이 일을 했다. 용감하고 냉정하며 단호하게 일을 처리했다. 남자들이 여자의 요구를 수행하느라 겪은 그 어떤 시련에도 뒤지지 않게 그의 사랑을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그가 한 일은 흔적을 남겼다. 이제 그는 살인자였다. 그의 두 손이 죽음을 영접했던 것이다. 그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혐오감을 느끼는 게 가능한가?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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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이스크림 :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 ㅣ 띵 시리즈 20
하현 지음 / 세미콜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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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좋아하니까!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눈물나는 장면들이 꽤 있었다. 엑설런트 같은 추억의 아이스크림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것들도 있었다. 작가님이 유명해지면(?) 영업하고 싶다던 아이스팜 자두바는 꼭 먹어보고 싶다.
‘나만 알고 싶은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다는 것.‘ (본문 中) 갑자기 좋아하는 것들에 관해 신나게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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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이스크림 :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 ㅣ 띵 시리즈 20
하현 지음 / 세미콜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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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여전히 가끔 일부러 체리쥬빌레를 먹어요. 내 안에 미움이 너무 많을 때. 그게 나를 해치려고 할 때. 그런 날의 퇴근길에는 분홍색 간판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어쩌면 이건 어른의 맛 中) - P22

아이스팜 자두바는 과연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년 여름에도 우리는 이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을까? 미래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알 것 같다. 나만 알고 싶은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다는 것.
(나만 알고싶었는데! 中) - P65

우울한 밤에 할 수 있는 가장 건전하고 생산적인 활동은 마트 전단을 보는 것이다. 마트 전단은 지나간 날을 돌아보지 않게 만든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다. 어제의 세일 정보가 궁금해서 전단지를 펼치는 사람은 없다. 커다란 종이 가득 빼곡하게 적혀 있는 할인 품목과 날짜별 특가 상품을 확인하는 동안 나는 오늘과 내일, 길어도 보름을 넘지 않는 가까운 미래에만 집중한다. 곧 내게 다가올 날들, 다가와 새로운 오늘이 될 날들.
(우울한 밤에는 마트 전단지를 펼치고 中) - P68

누군가 우리의 가난을 소재 삼아 자조 섞인 농담을 던지면 낄낄거리며 한술 더 뜨기 바빴다. 하지만 점차 깨닫게 되었다. 서로의 가난이 아주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겨울에 유럽 여행을 떠나기 위해 돈을 버는 사람의 가난과 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버는 사람의 가난은 동그라미와 세모처럼 다를 수밖에 없었다. 다즈 언니의 가난은 하겐 언니의 가난보다 절박했다.
(그럼에도 사치가 필요한 날에는 中) - P109

최선을 다해 숨기고 싶었다. 내 가난의 구체적인 모양을. 그때는 그게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사치가 필요한 날에는 中)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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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말리
에르베 르 텔리에 지음, 이세진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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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접점이 드러나고 이들에게 ‘일어난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하면 놓기 힘든 책이었다. 문장도 좋았고 중간중간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있었고 저항없이 웃게되는 유머코드도 좋았지만 결말이 좀 밍숭밍숭한 느낌이었달까. 그래도 연말 연초를 함께 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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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말리
에르베 르 텔리에 지음, 이세진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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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처음으로 저 사람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참 빨리 걷는구나, 아직 젊구나 하고 생각한다. (P. 45)

뤼시의 생각과는 달리 앙드레는 그녀와의 관계에서 걸림돌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의 나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는 ‘또 다른 자신‘의 걸음걸이-나이듦-를 보고 본능적으로 허리를 곧추세운다)

일반적으로 내가 보는 나, (내가 객관적인) 관찰자의 시선으로 보는 나, 그리고 타인이 보는 내가 일치하지 않음은 당연하겠지만 어쩌면 내가 큰 문제라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내‘가 (그 또한 나였음에도) 했던 선택들도 생소하고 낯설 수 있고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습관 같은 자책과 이불킥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내 집에서 뭔가 하나는 순응을 거부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산 거야. 추한 것에는 익숙해지지 않거든. 이건 삶에 속해 있지. 추한 삶이지만 그래도 삶이야." - P44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심장은 주홍빛 마법에 빠졌다. 정말이지 그녀의 모든 것이 좋다. 열을 내며 말할 때 불그스름해지는 뺨, 콧잔등에 맺히는 땀방울, 깡마른 몸에 셔츠를 헐렁하게 입는 스타일마저도. 어쩌면 이 불타는 마음도 프로그래밍된 걸까? 그러면 또 어떤가. 어쩌면 삶은 우리에게 삶이 없음을 깨닫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지도. (P. 285-286) - P285

앙드레는 매혹된다. 뭔가를 아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살아 내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 P321

"실례지만 그 둘은 같습니다. 나는 생각합니다. 고로 설령 내가 생각하는 프로그램에 불과할지라도 나는 존재합니다. 내가 사랑과 고통을 느끼는 방식은 바뀌지 않으며, 나는 고맙게도 확실히 죽을 겁니다. 그리고 세계가 가상이든 아니든 내 행동의 결과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 P433

"아무튼 나는 ‘운명‘이라는 말을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운명은 화살이 이미 꽂힌 자리 주위에 그려 넣는 과녁일 뿐이에요." - P434

"그 불행의 이름은 ‘엘피스(Elpis)‘, 즉 희망입니다. 온갖 나쁜 것 중에서도 가장 나쁜 것이죠. 인간의 행동을 가로막는 것이 희망, 인간의 불행을 오래 끄는 것도 희망입니다. 상황이 명백한데도 ‘다 잘될 거야‘.라고 말하잖아요? 일어나선 안 될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우리가 매번 제기해야 할 진정한 질문은 이거죠. ‘주어진 관점을 수용하면 어떤 점에서 나에게 좋을까?‘" - P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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