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대부분은 처음으로 물속에서 호흡하게 되면 작은 충격을 경험했다. 그런 다음 사람들의 성향은 나누어졌다. 어떤 사람들은 믿을 수 없는 쾌감을, 일종의 정신적 오르가슴을 경험했다. 기술의 도움으로 위험한 원소를 조롱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유발된 감정이었다. 완전히 물에 둘러싸여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숨을 쉰다는 사실. 낯선 우주의 손님이 되었다는 사실. 그러나 또 다른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 세계에 속하지 않음을 감지했고, 자신들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를 믿지 못했으며, 당장 수면 위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 P61
휴가가 뭔가 바꿔 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다니 정말 멍청하다. 이미 몇 년 전에 노인네는 다음과 같은 말을 써 놓았다. "이 땅을 떠나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도피해서 가는 나라가 우리 자신이 아닐 때에만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런 문장을 쓰는 그를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는 나로 하여금 더 이상 아무것도 읽지 못하도록 한다. 그런 식으로 그는 나에게서 그 자신을 빼앗아 간다. 그는 작업하지 않는 척한다. 자신이 쓴 것들을 지운다. 그것들을 감춘다. 아무것도 출판하지 않는다. 나에게 거짓말을 한다. 작가와 함께하는 삶을 나에게 베풀기 싫기 때문이다. 나에게 마땅한 사람은 실패자다. 그 이상은 아니다. - P65
나는 망설였고, 의식을 잃고 물에 빠진 테오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욜라를 생각했다. 그러고는 결정을 내렸다. 나는 테오를 심연으로 가라앉게 두지 않았고, 그의 생명을 구했다. 그 결정에 대한 고마움에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빈 커피 잔을 앞에 두고 앉아서 울었다. 그 후 심호흡을 했다. 뭔가가 변했다. 나는 그저 그때의 망설임을 다시 생각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내가 다른 사람이 되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왜 내가 십사 년 동안 ‘개입하지 않는다.‘라는 개념을 그토록 매력적이라고 여겼는지 더 이상 이해할 수 없었다. 그건 추한 개념이었다. 잠수하러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탔을 때 내 상태는 더 좋아졌다. 근본적으로.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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